[중앙일보 한경환] 『명상록』으로 잘 알려진 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재위 161~180년)의 거대 대리석상이
최근 터키 남부의 고대 로마 유적지 사갈라소스에서 발굴됐다. 마르크 뵐켄스 교수가 이끄는 벨기에의 루벵 가톨릭 대학과
터키 발굴팀은 약 1m 길이의 머리 와 1.5m의 오른팔, 그리고 무릎 아래 다리 부분 을 찾아냈다고 BBC 인터넷판이 26일 전했다.
전체 높이가 4.5m에 달하는 이 석상은 아우렐리우스 황제가 40대 초반이었던 165년께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로마 제국 5현제 중 마지막 황제인 아우렐리우스는 후기 스토아학파를 대표하는 철학자로 유명하다. 석상 머리 부분의 눈동자는
깊은 사색에 잠긴 듯 위를 쳐다보고 있어 철학자로서의 아우렐리우스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다고 발굴팀은 설명했다.
발에는 사자 가죽과 덩굴손, 아마존방패로 장식된 군화를 신고 있었다.
사갈라소스의 로마 유적지는 540년과 620년에 일어난 두 차례의 지진으로 파괴됐다. 아우렐리우스의 석상은 냉목욕장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발견됐다. 12년 전 발굴 작업이 시작된 이래 이곳에서는 로마 주요 황제들의 석상이 잇따라 발견돼 고고학계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루벵대 발굴팀은 지난해 하드리아누스 황제(5현제 중 셋째 황제) 석상의 일부분을,
이번 달에는 안토니우스 피누스 황제(5현제 중 넷째 황제, 아우렐리우스의 양아버지)의 부인인 파우스티나 석상의
머리 부분을 발굴했다.
한경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