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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해보다 긴 추석 연휴. 고향 오가는 길에는 정겨운 풍경이 추석상 만큼이나 풍성하다. 잊었던 고향 풍경이 온전히 남아있는 민속마을, 안방에서 보던 사극의 감동이 고스란히 스며 있는 사극 세트장, 그리고 한가위 보름달이 둥실 떠오르는 뒷동산은 아련한 향수를 자극한다. 서울 고궁과 수도권 테마파크가 준비한 흥겨운 한가위 행사도 풍성하기는 마찬가지. 고속도로가 막힐 때 나들목과 가까운 온천을 찾아 여행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내는 것도 잊지 말자.
사극 세트장
◇설악씨네라마(강원 속초)=한화리조트 인근에 위치한 설악씨네라마는 대하드라마 '대조영'의 야외세트장. 대조영 가옥, 연개소문 성채, 광개토대왕비, 황금빛의 당나라 황궁, 측천무후 후원 등 120여 채의 시설물이 들어서 잃어버린 우리 땅과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한화리조트에서는 줄타기 체험 등 다채로운 이벤트가 준비돼 있다(1588-2299).
◇삼한지 테마파크(전남 나주)=드라마 '주몽'의 촬영지로 더 유명한 나주 삼한지 테마파크는 '삼한지' 드라마를 위한 오픈세트이자 삼국시대 민속촌으로 기획된 테마파크다. 주몽이 부여 일족을 이끌고 졸본 지역에 세운 졸본 부여성, 중상류층 기와집, 가장 웅장한 '동부여성' 등이 마치 과거로 여행을 온 듯 위용을 자랑한다. 추석 연휴에도 개방(061-335-7008).
◇KBS촬영장(경북 문경)=문경새재 입구에 위치한 KBS촬영장은 드라마 '태조 왕건'을 시작으로 수많은 사극이 촬영된 명소. 고려 수도였던 개경과 지형지세가 유사한 곳으로 백제와 고려왕궁을 비롯해 당시 기와집과 초가집 100여 채가 들어서 있다. 달빛 쏟아지는 추석날 밤에 제2관문인 조곡관이나 제3관문인 조령관까지 문경새재 옛길을 걸어보는 것도 좋다(054-571-0709).
◇단양오픈세트장(충북 단양)=온달관광지 내에 설치된 단양오픈세트장은 드라마 '연개소문'을 촬영한 곳. 세트장에 들어가면 수나라와 당나라의 황궁, 드라마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의 가옥과 부속건물, 연못, 장터, 낙양성문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세트장을 내려다보는 온달산성은 고구려 온달장군이 신라군과 한강 유역의 패권을 놓고 싸우다가 전사한 곳(043-423-8820).
◇태왕사신기 세트장(제주 제주시)=한류스타 배용준이 광개토대왕으로 등장하는 드라마 '태왕사신기'의 세트장은 고구려 국내성을 재현했다. 세트장에 들어서면 고구려 국내성은 물론 태학, 내성문, 해자, 연가려 저택, 호화객잔, 외성문, 야시장, 귀족·서민마을 등이 웅장하게 펼쳐진다. 성곽 위에 올라서면 제주도 푸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064-728-2752).
고속도로와 가까운 온천
◇문경온천(경북 문경)=주흘산 자락에 위치한 문경온천은 복합온천으로 두 가지 온천욕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칼슘·중탄산 온천수는 일본의 벳푸 온천수보다 좋아 류머티즘, 알레르기성 피부염 등에 효과가 있다. 반면에 알칼리성 온천수로 목욕을 하면 피부가 매끈매끈해지고 상처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중부내륙고속도로 문경새재IC에서 3분(054-571-2002).
◇부곡온천(경남 창녕)=수온 78도의 유황온천수가 하루 6000t이나 솟아나는 부곡온천은 유황 규소 염소 칼슘 철분 등 20여 종의 무기질을 함유하고 있어 호흡기질환 신경통 류머티즘을 앓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종합휴양레저시설로 탈바꿈한 부곡하와이를 비롯해 온천욕 시설을 갖춘 숙박업소가 밀집돼 있다. 중부내륙고속도로 영산IC에서 10분 거리(055-530-2231).
◇테르메덴(경기 이천)=13만평의 울창한 숲에 둘러싸인 테르메덴은 세계적 규모의 바데풀을 자랑하는 독일식 온천으로 양질의 나트륨 알칼리성 온천수가 하루 1500t씩 솟아난다. 기능성 시설 10종이 설치된 바데풀과 다양한 아이템탕이 압권. 특히 환부의 각질을 뜯어먹어 아토피 치료에 효과적으로 알려진 닥터피시가 인기. 중부고속도로 서이천IC에서 20분(031-645-2000).
◇덕산 스파캐슬(충남 예산)=천천향에 설치된 유럽식 수치료 시스템인 바데풀에 몸을 담그면 스물여섯 종류의 수압마사지 시설이 신체 부위별로 뭉친 근육을 알맞게 풀어준다. 오감원에는 가야금탕, 재즈탕, 클래식탕, 로맨틱탕 등이 설치돼 있다. 24∼26일에는 한가위 이벤트도 진행하고 마사지 프로그램을 묶은 패키지도 판매한다. 서해안고속도로 해미IC에서 15분(041-330-8000).
◇수안보온천(충북 충주)=수안보 온천수는 지하 250m에서 용출되는 수온 53도의 약알칼리성 물로 피부미용과 노화방지에 효과가 좋다고 알려져 있다. 조선시대에는 세종대왕의 부마였던 연창위 안맹담, 세조 때의 우의정 권남 등도 이곳을 다녀갔을 정도. 수안보파크호텔을 비롯해 온천욕이 가능한 숙박시설이 많다. 중부내륙고속도로 괴산IC에서 15분(043-850-6710).
◇효명온천스파이스(충북 청원)=지중해풍 가족온천인 효명온천스파이스는 바데풀, 패밀리 스파, 컬러닥터피시탕, 노천 이벤트탕 등 다양한 테마 온천과 푸드코트 등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삼색온천탕은 3개 온천공에서 유황, 탄산수소이온, 미네랄 등 각각 다른 성분의 온천수가 솟아올라 체질에 따라 즐길 수 있다. 경부고속도로 청원IC에서 5분(1577-0208).
달맞이 명소
◇행주산성(경기 고양)=덕양산 정상의 행주산성은 임진왜란 때 권율 장군이 왜군을 격파했던 대첩지. 맑은 날 행주대첩비가 있는 정상에 오르면 개성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행주산성에서 만나는 보름달은 한강, 방화대교 등의 야경과 어울려 신비로움마저 자아낸다. 행주산성은 추석 달맞이객을 위해 저녁 10시까지 문을 연다(031-961-2580).
◇달맞이고개(부산 해운대)=동백섬에서 해운대 해수욕장 해변을 거쳐 달맞이고개에 이르는 구간도 달맞이 명소. 달맞이고개는 부산 8경의 하나이자 해운대 12경 중 하나. 특히 달맞이고개의 해월정에서 바라보는 월출은 대한8경의 하나로 손꼽힌다. 해월정을 지나 청사포 해변으로 내려가도 바다를 환하게 밝힌 보름달의 정취를 맛볼 수 있다(051-749-4000).
◇월출산(전남 영암)='호남의 소금강'으로 불리는 월출산은 이름 그대로 달이 뜨는 산. 황금색 남도 들녘에 우뚝 솟은 월출산 천왕봉 위로 보름달이 둥실 떠오르는 장면은 상상만 해도 감동적이다. 25일 오후 7시에 왕인공원 무대에서는 국악실내악단 '도드리' 등이 출연, 국악과 대중음악이 함께 하는 '월출산 달맞이 한가위 공연'을 갖는다(061-470-2251).
◇경포대(강원 강릉)=관동팔경 중 으뜸인 경포대는 달맞이 명소 중 명소. 소나무 숲길을 걸어 경포대에 오르면 25일 오후 5시23분 바다에서 보름달이 둥실 떠오르는 감동적인 장면을 만난다. 옛 풍류객들은 하늘에 뜬 달과 바다에 비친 달, 경포호에 잠긴 달, 술잔에 빠진 달, 그리고 사랑하는 님의 눈동자에 걸린 달 등 다섯 개의 달이 보인다고 했다(033-640-5420).
민속마을
◇낙안읍성 민속마을(전남 순천)=낙안군수로 부임한 임경업 장군이 1626년 석성으로 개축한 낙안읍성 민속마을은 시간이 정지된 마을이다. 동문과 서문을 연결하는 대로의 북쪽엔 동헌 내아 객사 등이 위치하고, 대로 남쪽엔 초가집 등 민초들의 삶의 터전이 펼쳐진다. 추석 연휴 중 수문장 교대식과 닭싸움 등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추석날 무료 입장(061-749-3347).
◇외암 민속마을(충남 아산)=외암 민속마을은 광덕산과 설화산 자락에 자리잡은 500년 역사의 양반촌. 영암댁 참판댁 송화댁 교수댁 감찰댁 등 10여 가구의 기와집과 50여 가구의 초가집 대부분이 조선시대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해 당시 생활모습과 풍류를 짐작하게 한다. 널뛰기, 제기차기 등 전래놀이가 상설화돼 있다(041-544-8290).
◇하회마을(경북 안동)=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의 방문으로 더욱 유명해진 하회마을은 마을 전체가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돼 있다. 거미줄처럼 연결된 고샅을 걸으면 고래등 같은 기와집과 초가집 등 마을의 속살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다. 부용대에 오르면 S자로 흐르는 낙동강과 마을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22, 23일 전수회관에서 하회탈춤놀이가 펼쳐진다(054-852-3588).
글·사진 = 박강섭 기자 ks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