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루체른] 중세 분위기 그윽한 호수의 도시
스위스는 어느 도시를 가더라도 아름다운 자연에 둘러싸인 동화적인 풍경을 만날 수 있다. 그중에서도 호수와 산으로 둘러싸인 루체른은 관광객뿐만 아니라 스위스 사람들조차 스위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손꼽는 곳이다. 잔잔한 호수 위 유람선과 알프스 등산열차를 즐길 수 있는 루체른에는 스위스의 모든 매력이 함축돼 있다.
◆ 가장 오래된 목조다리, 카펠교
= 루체른은 도심을 관통하는 로이스강을 중심으로 중세적인 느낌의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호수와 주변 산들에 둘러싸인 조용하면서도 고즈넉한 풍경을 여행자들에게 선사한다.
루체른은 작은 도시기 때문에 걸어서도 충분히 구경할 수 있다. 역에 내려 가장 먼저 찾아갈 곳은 로이스강 위에 떠 있는 카펠교. 이곳은 1933년에 처음 건조돼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다리로 꼽힌다. 1993년 화재로 인해 다리의 대부분이 불에 탔지만 다음해에 복원돼 여전히 루체른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손꼽힌다.
길이 200m에 달하는 다리의 측면은 꽃으로 예쁘게 장식돼 있어 더욱 운치 있고 낭만적이다. 또한 다리를 덮고 있는 지붕 들보에는 스위스와 루체른의 역사를 그린 판화가 걸려 있어 구경하면서 건너는 재미가 쏠쏠하다.
다리 중간에는 기념품을 파는 가게가 있고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도 종종 눈에 띈다. 밤에는 카펠교에 불이 들어오고 호수에 그 모습이 비치며 환상적인 전경을 연출한다. 카펠교 주변에 있는 레스토랑과 카페에서 야경을 감상하며 저녁을 먹는 것도 분위기 있다.
카펠교를 건너면 중세 모습을 간직한 구시가를 만날 수 있다. 구시가에 들어서면 건물 외벽을 장식하고 있는 다양하고 아름다운 벽화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계속 봐도 질리지 않을 만큼 건물 전체를 장식한 프레스코화가 주는 인상은 강렬하다. 또 구시가에는 루체른 전체를 감싸고 있던 무제크 성벽의 일부가 남아 있다. 현재 보존된 9개 탑 가운데 화려한 지트 타워에 올라가 보자. 호수와 어우러진 루체른 시내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구시가 초입에 있는 피카소 박물관도 들러 보도록 한다. 피카소의 판화작품과 일상생활을 엿볼 수 있는 사진을 감상할 수 있다. 작고 아담한 박물관 자체가 하나의 예술작품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아늑하고 고풍스럽다.
도시의 여유를 만끽하는 데는 유람선 관광을 빼놓을 수 없다. 루체른 호수는 스위스에서 가장 많은 유람선이 있어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고 1800년대에 시작된 증기선 관광도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 유람선과 열차 타고 알파스 산자락으로
= 루체른을 조금만 벗어나면 아름다운 알프스를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루체른에서 유람선과 열차를 이용해 주변 산으로 가는 동안 멋진 풍광이 펼쳐진다. 마음껏 호수를 감상할 수 있어 가는 길 그 자체가 큰 즐거움을 선사한다.
`산들의 여왕`이라 불리는 리기산으로 가려면 먼저 루체른에서 피츠나우행 유람선을 타야 한다. 약 50분 후 피츠나우에 도착하면 등산열차를 타고 해발 1801m 산 정상으로 올라간다. 푸른 초원으로 뒤덮인 산중턱, 아기자기한 집들이 그림같이 모여 있는 전형적인 시골 풍경이 호수와 어우러져 눈을 떼기 어렵다. 리기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융프라우요흐와 티틀리스산 전망도 환상적이다. 산에서 내려올 때는 아찔한 케이블카를 타고 베기스에 도착한 뒤 유람선을 타고 루체른으로 돌아올 수 있다.
루체른에서 기차로 약 20분, 유람선으로 90분 소요되는 필라투스에 도착하면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톱니바퀴 열차가 기다리고 있다. 알프나흐슈타트에서 정상까지 경사가 48도에 이르는 길을 따라 오르는 재미 때문에 이곳을 찾는 사람도 많다.
액티비티에 관심이 많다면 1년 내내 만년설을 볼 수 있는 티틀리스에 올라보자. 스키와 보드는 물론 튜브 썰매, 번지점프와 암벽등반까지 언제라도 정상에서 겨울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준비돼 있다. 또한 해발 3020m 티틀리스 정상에서는 세계 최초로 회전하는 공중 케이블카 `로테어`가 운행돼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알프스의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 스위스 치즈의 깊은 맛
스위스 하면 생각나는 것이 진하고 풍부한 맛의 치즈. 스위스 치즈는 바로 짠 생유를 원료로 사용해 신선함을 자랑한다. 또 치즈를 만드는 공방과 젖을 짜는 착유소가 바로 가까이 있고 우유에 있는 나쁜 박테리아가 치즈를 만드는 숙성 기간 중에 사멸해 영양과 건강 면에서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스위스 3대 치즈로는 에멘탈 치즈, 그뤼에르 치즈, 아펜첼러 치즈가 있다. 그중 베른의 에멘 골짜기에서 만들어진 에멘탈 치즈는 구멍 난 모양을 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칼슘을 많이 함유하면서도 염분이 가장 적은 치즈라는 평가를 받는다. 아펜첼러 치즈는 절반 정도 건조시킨 반경질 치즈로 스위스의 전통 건강 치즈다.
스위스에서는 매년 치즈와 함께하는 축제가 열린다. 옛날 목동들이 여름에 소를 키우며 우유를 받아 치즈를 만들었다가 가을이 시작될 때 소를 데리고 마을로 내려와 소 주인들에게 치즈를 나눠주던 데서 비롯됐다. 축제는 매년 알프스의 여름이 끝날 즈음인 9월 둘째주 토요일에 열린다. 산악 지방 농부들이 색색깔로 치장한 소를 데리고 흥을 돋우는 음악과 함께 마을로 내려오며 화려한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축제 기간에 스위스의 치즈를 맛볼 수 있고 스위스의 전통을 느낄 수 있어 관광객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 여행정보
△항공 및 현지교통=대한항공이 인천~취리히 구간 직항편을 운항한다. 10월 23일까지 출국 노선은 빈을 경유해 취리히로 가고 귀국편은 직항으로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약 13시간 소요. 루체른까지 기차로 약 1시간 소요.
△시차=우리나라보다 8시간 느리다. 3월 마지막 일요일부터 10월 마지막 일요일까지는 서머타임으로 7시간 느리다.
△골드패스라인=스위스에서 가장 전망이 좋기로 유명한 기차 구간으로 루체른에서 인터라켄, 츠바이침멘, 몽트뢰를 연결한다. 유레일패스 소지자는 무료로 탑승할 수 있다.
< 리기산 케이블카와 어우러진 알프스 마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