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시골마을 3色 즐거움
런던의 빅벤, 파리의 에펠탑, 이집트의 피라미드처럼 한 나라, 한 도시를 상징 하는 매개체가 있게 마련이다.
오스트리아의 상징은 다름 아닌 음악이다.
모차르트, 베토벤, 스트라우스 등 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들을 많이 배출 한 덕분이다.
하지만 음악이라는 상징 때문에 오스트리아의 다른 매력이 빛을 발할 기회를 잃어왔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음악의 도시 빈이나 모차르트의 고향이자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인 잘츠부르크 정도만 방문하고는 오스트리 아를 떠나곤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음악 외의 매력도 숱하게 많은 데도 말이다.
오스트리아의 다른 매력을 발견하려면 큰 도시를 피해 시골로 길을 잡아야 한 다. 투박하지만 따뜻한 시골 사람들, 평화롭기 그지없는 전원 마을들, 들판에 초록이 여전한데 산 정상은 하얗게 눈이 덮인 늦가을 풍경을 감상하려면….
■바트 블루마우
바트 블루마우(Bad Blumau)는 오스트리아 남부 스티리아주에 속한 아주 작은 마을이다.
밭을 갈고, 가축들을 키우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인데 몇 해 전 온천 리조트가 개장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로그너-바트 블루마우 스파&리조트는 온천수도 좋고 스파 프로그램도 일품이지 만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건물이다.
훈데르트바서(Hundertwasser)라는 건축가가 리조트 전체를 설계했는데 독특한 디자인과 기발한 상상력으로 가득하다. 훈데르트바서는 오스트리아 최고 건축가 가운데 하나로 빈을 비롯해 유럽 곳곳 에 그의 작품이 남아있다.
리조트나 호텔 가운데는 로그너-바트 블루마우가 유일한 그의 디자인이다.
똑같은 창문이 하나도 없고, 복도도 평평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울퉁불퉁 하다.건물 지붕에 잔디를 깔고 나무를 심어 정원으로 만들기도 한다. 인간은 이 땅의 모든 생명체와 더불어 자연스럽게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훈데 르트바서의 철학이라고. 온천을 이용한 실내외 풀장과 워터파크, 사우나, 스파 프로그램 등 건강을 테 마로 한 리조트다. 가까운 곳에 골프코스도 있어 저렴한 비용으로 여유있게 플 레이를 즐길 수 있다.
햇살 좋은 오후라면 자전거 하이킹을 시도해 보는 것도 좋다.
가을걷이를 끝낸 들판을 지나 빽빽하게 나무가 우거진 숲을 통과해 이웃 마을 을 거쳐 다시 리조트로 돌아오는 두 시간짜리 바이크 투어가 마련돼 있다. 중간에 농장 식당에 들러 농가에서 직접 만든 치즈 소시지 빵 그리고 스툼(금 방 빚어 제대로 익기 전의 와인) 한 잔을 곁들인 소박하고 푸짐한 농부들의 점 심을 맛보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다.

■할슈타트
잘츠부르크 동쪽의 호수 지역을 잘츠카머구트이라고 하는데 잘츠카머구트에서 가장 빼어난 풍광을 지닌 곳이 할슈타트다. 잘츠에는 20여 개의 크고 작은 호수들이 있고 그 주위를 높은 산봉우리들이 둘 러싸고 있다.
산 정상 부분은 이미 하얗게 눈이 덮여 푸른 호수와 좋은 대비를 이룬다.
맑고 푸른 호수와 깎아지른 듯 솟아오른 산자락, 그 안에 깃든 자그마한 마을 이 한 폭의 그림처럼 완벽한 조화를 이룬
다. 할슈타트 풍경을 그대로 떼어다가 벽에 걸어두고 내내 감상했으면 하는 욕심이 들 정도다.
외지인들은 마을 안으로 차를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 걸어서 들어가는 것이 오히려 마을 정취를 느끼기에는 더 좋다.
절벽 같이 가파른 지형에 기대어 집을 짓고, 창틀마다 꽃이 활짝 핀 화분을 내 놓았다. 여행자들이 많기 때문인지 원래 집 가꾸기를 좋아하는 건지 이 마을에 는 유난히 예쁘장하게 치장한 집이 많다.
마을 중심에는 여행자안내소와 박물관, 우체국 등이 자리하고 있고, 여행자를 위한 숙소며 식당, 기념품 숍도 자주 눈에 띈다.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작은 호 텔에 짐을 풀고 하루나 이틀, 푹 쉬어가고만 싶어진다.
호숫가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거나 폭포수가 떨어지는 마을 뒤편 절벽으로 산 책을 가거나 시간이 맞는다면 유람선을
타고 호수와 호반 마을들을 느긋하게 감상하는 것도 좋겠다.

■인스브루크
인스브루크(Innsbruck)는 앞에 소개한 두 마을에 비해서는 제법 도시 냄새를 풍기는 곳이다. 하지만 빈 같은 도시에 비하면 말 그대로 시골이다. 걸어서 돌 아다닐 수 있을 만큼 작고 아담한 시내, 중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금세 전원마 을 분위기를 풍긴다.
어느 계절에 찾더라도 아름다운 곳이지만 겨울철에 가장 북적거린다. 오스트리 아 최고의 겨울 스포츠 고장이기 때문. 인스브루크를 에워싼 산들은 알프스산 맥에 속한 것들인데 2000∼3000m는 기본이다.
그 높은 산자락들이 겨울이면 모두 슬로프로 변신하고, 그때가 되면 스키어들 과 스노보더들이 전세계에서 몰려든다.
옛 시가지의 명물인 황금지붕과 고풍스러운 거리, 왕궁, 막시밀리안박물관 등 을 차례로 둘러보면 기본적인 명소 관광은 끝나는 셈이다.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 갤러리도 놓칠 수 없다. 눈부신 크리스털 제품들을 전시ㆍ판매하는 곳인데 눈요기만으로도 즐겁고 제품이 다양 해 쇼핑하기에도 좋다. 전망 좋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다거나 분위기 좋은 곳에서 식사를 하고 싶다면 케이블카를 타고 제그루베(Seegrube, 1905m)에 올라보는 것도 좋다. 이곳에서 스키 리프트가 시작되는데 아담한 호텔과 레스토랑이 자리하고 있다. 날씨가 좋으면 시내 전경은 물론 주변으로 뻗어나간 알프스 자락까지 시원스레 펼쳐진 다. 톱니바퀴 열차와 케이블카를 번갈아 타고 오르는데 창 밖으로 펼쳐지는 인스브 루크 시내 전경이 보기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