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 여행자를 유혹하는 ‘정열의 도시’ 

■알칼라 데 에나레스(Alcalade Henares) =‘돈키호테’의 작가 세르반테스가 태어난 도시로 개교 500년이 넘은 알칼라 대학은 전 세계적으로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중세 분위기를 간직한 상점가인 마요르 거리에는 세르반테스가 태어난 안테사나 병원, 16세기의 가옥에 당시의 가구와 회화, 도자기 등이 전시되어 있는 세르반테스의 집이 자리하고 있다. 역대 대주교와 국왕이 거주했던 대주교관과 산 베르나르도 수도원은 마요르 거리 북쪽에 위치하고 있다. 마드리드에서 기차를 타고 35분 걸린다.

■사자(死者)들의 계곡(Valle de los Caidos) = 마드리드 근교 엘 에스코리알 왕립 수도원 겸 궁전의 북동쪽 10㎞ 지점에는 프랑코 독재 시절 스페인 내전 전사자 4만여 명의 유해를 모신 성당이 자리하고 있다. 바위산을 250m 깊이로 뚫어 만든 곳으로 산 정상에는 높이 152.4m의 대형 십자가가 세워져 있다. 멀리에서 보면 커다란 바위에 침을 꽂아놓은 것처럼 보인다. 정치범 2만여 명을 동원해 16년에 걸쳐 건설한 곳이지만 프랑코가 사후에 이곳에 안치된 탓에 논란이 일기도 한다.

성당 입구에는 원형의 광장이 마련돼 있고, 광장에서는 인근의 광활한 평원과 산지들이 내려다보인다. 성당 내부로 들어서면 망토를 뒤집어쓰고 칼을 들고 있는 조각상이 양쪽으로 서 있고, 기다란 터널 모양 내부의 벽면과 천장에는 아름다운 장식들이 달려 있다. 엄숙하면서도 침울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성당이다. 방문객들은 리프트를 타고 십자가의 가로대 부분까지 올라갈 수 있다.

■친촌(Chinchon) = 마드리드에서 남동쪽으로 45㎞ 떨어져 있는 작은 마을로 마드리드 시민들이 한가로운 주말 나들이 코스로 주로 가는 곳이다. 이곳의 중심은 마요르(Mayor) 광장으로, 초록색 발코니가 있는 목조 가옥들이 광장을 둘러싸고 있다. 가옥 뒤로는 하얀 집들이 중첩되어 독특한 아름다움을 전한다. 

시기를 잘 맞춰 가면 광장에서 열리는 투우도 관람할 수 있다. 특이한 맛이 나는 술인‘아니스’를 맛볼 수 있으며, 이를 이용한 빵과 과자도 있다. 16~17세기에 세워진 르네상스 양식의 성당에는 고야의 ‘성모승천’이 있는데 미사 시간에 맞춰 가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마드리드에서 버스로 1시간 정도 걸린다.

■톨레도(Toledo) = 마드리드에서 남서쪽으로 70㎞ 떨어진 톨레도는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문화유산으로 많은 여행자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다. 기원전 2세기에 로마 제국의 식민지로 건설돼 8~11세기에는 서고트 족의 본거지였다가 15세기 말 가톨릭이 진입할 때까지는 이슬람이 지배했다.

13~15세기에 지어진 고딕 양식의 대성당을 비롯해 톨레도에서 가장 높은 언덕에 있어 전망이 뛰어난 알카사르(Alcasar) 요새 등이 유명하며, 알칸타라 다리(Puente de Alcantara)에서 바라보는 시가지 풍경은 아름답지 그지없다. 시내는 미로 같은 골목이 이어지는데 천천히 걸으면서 구경하면 톨레도의 정취를 마음껏 느낄 수 있다.

톨레도는 그리스 출신 화가인 엘 그레코가 정착해 생을 마친 곳으로도 유명하다. 그의 집에는 낡은 난로와 의자가 남아 있고, 미술관에는‘톨레도의 풍경과 지도’가 전시돼 있다. 또 산토 토메 성당(Iglesia de Santo Tome)에는 그의 걸작인‘오르가스 백장의 장례’가 걸려 있다.

■아랑후에스(Aranjuez) = 마드리드 북쪽에 위치한 왕가의 휴양지로 왕가의 화려한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왕궁이 자리하고 있다. 로드리고의‘아랑후에스 협주곡’의 배경이 된 곳으로 궁전에는 울창한 나무들과 분수가 조화를 이룬 정원이 있다.

왕궁에는 인물과 동물, 식물을 화려한 색상으로 그려 넣은 도자기가 전시된‘도자기의 방’, 종유석 장식이 아름다운‘아랍의 방’, 로코코풍 가구가 있는‘왕좌의 방’, 프레스코화로 장식된 예배당 등이 있다. 왕족들이 뱃놀이를 할 때 사용했던 왕가의 선박도 옛 선착장 부지에 전시되어 있다.

■몬세라트(Montserrat) = 바르셀로나에서 북서쪽으로 53㎞ 떨어진 전원 한가운데 자리한 회백색 바위산에 들어선 기독교 성지이다. 표고 1천235m의 산 중턱에서는 지금도 베네딕트 수도회의 수도사 80여 명이 생활하고 있다.

관광객에게 가장 인기 있는 것은 대성당에 있는‘검은 마리아 상’으로, 나폴레옹이 침략했을 때도 주민들은 마리아 상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목숨을 걸고 지켰다고 한다. 이곳 몬세라트 박물관에는 엘 그레코, 피카소, 달리, 미로의 작품과 금은 세공품이 전시돼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산 호안(San Joan) 전망대에 오르면 수도원과 기암괴석이 내려다보이고, 피레네 산맥과 지중해의 풍경이 펼쳐진다.

■쿠엥카(Cuenca) = 강물의 침식으로 생긴 거대한 기암절벽 위에 자리한 독특한 풍경의 요새 도시로 ‘마법에 걸린 마을’로도 불린다.

구시가의 중심에는 쿠엥카 지구의 대주교가 사용했던 13세기 고딕 양식의 미려한 왕궁이 자리하고 있으며, 절벽에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어‘매달린 집’으로 불리는 14세기 건축물이 있다. 시청사로 사용됐으나 지금은 미로, 타피에스 등 스페인 현대 화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추상예술 미술관으로 이용된다. 마드리드에서 기차나 버스로 2시간 30분이 걸린다.

■타라고나(Tarragona) = 기원전 3세기 로마인들이 건설한 도시로 당시의 신전과 광장, 원형경기장, 수도교, 묘지 등이 남아 있다. 1세기에 건설된 원형경기장은 1만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고지대에 있어 지중해의 아름다운 풍광을 내려다볼 수 있다. 12세기부터 200년간 건설된 대성당과 조각, 화폐 등 로마 시대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는 고고학박물관도 둘러볼 만하다. 바르셀로나 산츠 역에서 기차로 1시간 정도 걸린다.

■피게레스(Figueres) = 스페인을 대표하는 초현실주의 화가 달리가 태어나 생을 마감한 곳이다. 스페인 내전으로 파괴된 극장을 복원해 1974년 개관한 달리 미술관에서는 그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회화들이 전시돼 있다. 한편 피게레스에서 1시간 거리의 카다케스(Cadaques)는 달리를 비롯한 예술가들이 머물렀던 작은 바닷가 마을로 현재는 고급 리조트가 들어서 있다. 이곳에서는 평화로운 지중해의 풍광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바르셀로나에서 피게레스까지는 기차로 1시간 30분~2시간, 버스로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발렌시아(Valencia) = 바르셀로나에서 기차로 3시간 20분 거리에 위치한 지중해 연안의 도시로 동화 속의 궁전처럼 예쁜 기차역이 관광객을 환영한다. 주요 관광지는 구시가에 모여 있고, 해변은 낭만적인 풍경을 선사한다.

발렌시아 3대 도자기인 파테르나, 마니세스, 아르콜라를 비롯해 스페인의 유명 도자기를 모두 감상할 수 있는 도자기 박물관, 문과 창문을 장식한 조각이 밤이면 더욱 아름답게 보이는 교역소(La Lonja)가 있다. 발렌시아 출신 조각가인 곤살레스와 화가 피나조의 작품을 전시하는 현대미술관과‘불의 축제’에서 태우지 않은 인형을 전시해놓은 불의 축제 박물관(Museo Fallero) 등도 둘러볼 만하다.

■ 알면 유익한 여행 정보

▲시차, 통화, 전압 = 시차는 스페인이 한국보다 8시간(서머타임 기간에는 7시간) 늦다. 통화는 유로(Euro)를 사용하며, 4월 8일 매매기준율로 1유로는 약 1천800원이다. 전압은 220V, 50HZ이며, 플러그는 한국과 같은 2핀을 사용한다.

▲전화 = 스페인의 국가 번호는 34이다. 스페인에서 한국으로 전화를 걸려면 00-82를 누른 후 지역이나 휴대전화의 앞자리에서 0을 뺀 나머지 번호를 누르면 된다. 호텔 객실에서 이용할 경우에는 외선 번호를 누른 후 이용한다. 국제전화카드로 공중전화에서 전화를 할 경우에는 단위에 관계없이 유로화 동전을 집어넣은 후 이용할 수 있으며, 통화가 끝나면 동전은 반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