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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강 유람선을 타려는 관광객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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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5월과 6월은 싱그럽다.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고 간간이 쾌적한 바람이 불어와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 게다가 집집마다 개성 있게 꾸민 발코니에는 예쁜 화분들을 내놓아 신록의 계절이 시작됐음을 알린다. 도심을 벗어나 작은 도시들을 지나며 이처럼 평온한 풍경을 만나는 일 또한 독일 여행의 즐거움이다. 대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독일 특유의 검소하고 부지런한 모습은 여행자의 마음마저 부유하게 만든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서쪽으로 60㎞쯤 떨어져 있는 뤼데스하임 역시 독일을 대표하는 `예쁜 마을` 가운데 하나다. 특별한 문화유적이 있는 곳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세계 각국의 많은 여행자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뤼데스하임을 찾는다.
라인강은 독일을 상징하는 젖줄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 사람들은 힘을 모아 `라인강의 기적`을 일궈냈다. 그후 독일 사람들의 검소하고 부지런한 생활상은 세계 각국 많은 사람들의 귀감이 됐다. 그런 만큼 독일 사람들에게 있어 라인강은 분명 `강` 이상의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라인강을 따라 펼쳐지는 아름다운 경치와 고풍스러운 분위기, 고즈넉한 마을들, 넓은 포도밭 등은 좋은 여행지로서의 장점도 고루 갖추고 있다. `라인 강의 진주`라 불리는 뤼데스하임은 우리에게 그리 많이 알려진 곳이 아니지만 유럽과 미국 여행자가 많이 찾는 매우 낭만적인 곳이다. 마을 앞으로는 기찻길을 사이에 둔 채 유유히 라인강이 흐르고 마을 뒤로는 낮은 포도밭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여행은 때로 사람의 생각과 가치관을 바꿔 놓기도 하고, 심지어는 한 사람의 운명을 송두리째 바꿔 놓기도 한다. 가볍게 떠난 여행에서 일생의 반려자를 만나기도 하고, 여행을 통해 자연의 위대함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예술가들은 여행을 통해 귀중한 경험을 쌓는다. 세기의 거장 피카소, 세계적인 대문호 괴테, 동화작가 안데르센, 음악가 그리그 등이 모두 여행을 통해 많은 영감을 얻었다.
뤼데스하임 역시 많은 예술가들이 찾아와 열흘 또는 한 달 이상 머물며 작품을 구상하거나 시상을 떠올리기도 하는 명소다. 라인강이 한눈에 들어오는 조용한 호텔에서 작품을 구상하다 가끔 여행자들이 북적이는 골목길 카페에 앉아 이 지역 특유의 백포도주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뤼데스하임을 가리켜 `라인강의 진주`라 부르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뤼데스하임은 라인강변의 많은 마을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명소 중 하나다. 라인강은 총 길이가 1320㎞에 이르는 긴 강으로, 절반이 넘는 698㎞가 독일의 영토를 지나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쾰른에서 마인츠까지 이어지는 약 180㎞ 유람선 운행구간이 아름답다. 쾰른에서 마인츠까지 이어지는 라인강 유람선의 전체 코스 가운데서도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은 뤼데스하임에서 장크트 고아르스하우젠까지 이어지는 구간이다.
뤼데스하임을 찾은 여행자들은 뤼데스하임의 티티새 골목 노천카페에서 흥겨운 시간을 보내거나, 브렘저성의 와인박물관을 들르거나, 곤돌라를 타고 전망대인 니더발트까지 올라가 라인강의 절경과 낭만을 즐긴다. 곤돌라가 도착한 곳에서 조금만 더 걸어가면 아주 커다란 여신상을 만나게 된다. 이 동상의 주인공은 게르만 여신. 독일이 통일을 이룬 것을 기념해 2년 뒤인 1883년에 세워졌다.
뤼데스하임은 유람선을 타려는 여행자들이 잠시 거쳐 가는 도시 이미지가 강하다. 그러나 잠깐이라도 큰길에서 벗어나 마을 안으로 들어가 본 적이 있는 여행자라면 뤼데스하임 특유의 소박하고 정감 어린 풍정을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이다.
뤼데스하임 최고의 명물은 이른바 `독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골목길`을 자처하는 드로셀 가세(일명 티티새 골목). 두 사람이 비켜가기 힘들 정도로 좁은 골목길 곳곳에는 아기자기한 기념품 가게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으며, 신나는 브라스밴드의 연주와 노래가 끊이지 않는다. 여행자들은 마음에 드는 노천카페에 들어가 맥주나 와인을 마시며 경쾌한 라인폴카의 선율에 맞춰 어깨춤을 추거나 포크댄스를 추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뤼데스하임을 중심으로 한 라인강 일대는 주변경치가 매우 아름답다. 따라서 강변을 따라 기차 또는 자동차를 타고 여행을 하는 것이 제격이다. 하지만 보다 여유롭고 근사한 추억을 만들고 싶은 사람이라면 유람선 여행에 도전해 볼 일이다. 매년 4월부터 10월 하순까지 가능한 라인강 유람선 여행은 `독일여행의 낭만` 가운데 하나로 인기가 높다.
가파른 경사면을 따라 아슬아슬하게 펼쳐진 포도밭, 협곡 곳곳에 세워진 중세의 고성들,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는 유람선 갑판에 앉아 맥주를 마시는 모습 등 어느 것 하나 낭만적이지 않은 게 없다.
일명 `로맨틱 라인`이라 불리는 마인츠~코블렌츠 구간의 유람선 소요 시간은 약 5시간. 하지만 시간이 부족한 여행자라면 뤼데스하임에서 장크트 고아르스하우젠까지 구간을 선택하면 된다. 이 구간에서는 로렐라이 언덕과 프팔츠성을 비롯한 많은 고성들과 드넓은 포도밭을 볼 수 있다. 뤼데스하임에서 장크트 고아르스하우젠까지는 30㎞며 유람선으로는 약 2시간이 소요된다. 유레일패스 또는 유로패스를 소지하고 있다면 무료로 라인관광선(KD)을 이용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