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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주투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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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탈리아]그림같은 별장, 고요한 물빛,,,호수여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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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같은 별장, 고요한 물빛 女心을 붙드네… 이탈리아 호수여행-코모(Como)
 여자로서의 존재감을 느끼고 싶을 땐 이탈리아가 딱이다. 이탈리아 남자들은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활짝 꼬리를 편 공작들이다. 심지어 배가 불룩 튀어나온 남자들도 무더위에 스웨터 하나를 어깨에 걸칠 정도로 멋을 낼 뿐더러 젊든 어리든, 날씬하든 뚱뚱하든 여자라면 온갖 정성을 들인다.
이를테면 ○○씨라는 이름 대신에 ‘내눈에 보석 같은 ○○씨’라고 하는 식이다. 김보영 이탈리아 관광청 소장은 “이탈리아 남자는 더워도 샌들 잘 안신고, 반바지 잘 안입고, 반팔옷 잘 안입는다”며 “슈퍼마켓을 가더라도 ‘추리닝 입고’ 가는 이탈리아인은 거의 없다”고 했다. 이탈리아에서 샌들에 양말 신은 사람을 봤다면? 현지인들은 “독일인일 것”이라고 뚝 잘라 말했다. 그럼 좋아하는 여자에게도 “니 미친나?”라고 말하는 경상도 남자들에게 이탈리아는? 어차피 다른 세상, 다른 문화를 엿보는 것이 여행의 재미다.
이번 여행지는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의 호수다. 여행지도 궁합이 있다. 바다는 파도처럼 여행자의 마음을 들뜨게 해주지만 호수는 사람의 마음을 착 가라앉게 해준다. 들뜨기 쉬운 이탈리아의 분위기와 고요한 호수는 그래서 궁합이 잘 맞는다. 롬바르디 지방에는 큰 호수가 4개나 된다. 이 중 코모 호수는 여자들이 좋아하고, 이제오 호수는 남자에게 어울린다. 아니, 호수도 남자 여자 취향이 따로 있느냐고? 코모는 세계 유명인사들의 별장이 많은 곳으로 유명하다. 인근에 쇼핑몰도 많다. 고대유적도 있다. 로마처럼 집시들이 관광객 뒤를 쫓지 않는다. 반면 이제오는 조용하다. 번잡하지 않다. 푹 쉴 수 있다. 물론 두 곳 모두 아름답다.◇ 코모(Como)
베르사체, 조지 클루니, 아랍 왕족…. 모두 코모 호수에 별장을 가지고 있는 명사들이다. 007 영화에서 제임스 본드가 보트를 몰고 별장으로 들어가는 장면도 코모에서 찍었다. 왜 코모일까? 코모 시민은 잘 살았다. 400년 전부터 실크산업이 발달해 부유했다. 부촌이다. 게다가 풍광도 아름다웠다. 이 때문에 호숫가의 대저택이나 호텔엔 19세기에 이미 러시아 귀족, 영국 귀족들로 북적거렸다. 호숫가의 빌라는 철저하게 프라이버시를 지켜줬다. 명사들이 좋아할 만하다.
코모가 휴양지라고 해도 로마시대부터의 찬란한 역사가 있다. 코모란 도시를 건설한 사람은 율리우스 카이사르다. 코모는 스위스와 독일을 잇는 요충지. 카이사르는 당시 강줄기 3개의 물줄기를 돌리는 토목사업을 한 뒤 습지에다 신도시를 만들었다. 코모의 중심에는 두오모라고 하는 대성당이 있다. 관광청 직원 발레리아는 “코모 여행은 하루는 시티투어를 하고, 나머지 하루는 호수를 돌아보는 식으로 해야 한다. 최소 이틀이 필요하다”고 했다. 시티투어라고 해서 특별한 것은 없다. 골목골목에 이어진 고대와 중세의 흔적을 훑어보거나 성당순례 정도다. 역사 하나 하나를 듣자면 물론 끝이 없다. 돌덩이 하나도 로마제국의 역사가 있으니까. 지치면 카페에서 아이스크림 먹고 즐기면 된다. 이탈리아 아이스크림은 세계 최고 수준. 물론 쇼핑도 즐거움이다. 유럽 최대의 실크산지가 코모다.
호수여행은 필수다. 코모 호수의 둘레는 180㎞. 쾌속선이라면 두세 시간이면 끝까지 갈 수도 있겠지만 유람선은 마을마다 서서 느리다. 호숫가를 지날 때마다 아름다운 별장을 보게 된다. 히치콕의 영화에 등장했다는 빌라 에스테, <오션스 12>를 찍은 빌라 에르바, 베르사체의 빌라, 버진에어 사장 리처드 브랜슨의 빌라, <007 카지노 로열>을 찍은 빌라…. 일반인들에게 개방된 곳도 있다. 이 중 가장 유명한 곳이 빌라 카를로타(트레메조)와 빌라 메치(벨라지오). 카를로타는 내부까지 다 들어갈 수 있고, 메치는 정원만 볼 수 있다.
카를로타는 밀라노의 은행가 클레르치가 1690년에 지었다. 이후 주인이 여러번 바뀌었고 유럽의 한 왕족과 결혼한 카를로타의 소유가 됐다. 빌라 카를로타와 빌라 메치는 서로 경쟁하듯이 조경에 힘을 썼다. 카를로타로 들어가는 입구의 돌계단은 꽃으로 장식돼 있다. 집 안에는 미술품들로 가득하다. 저택에서 호수를 내려다보는 재미도 좋다. 이탈리아 커플 한 쌍이 여기서 웨딩사진을 찍고 있었다.재밌는 이야기도 많다. 그중에 압권은 둘레가 1㎞밖에 되지 않은 작은 이졸라 섬이다. 이 작은 섬에는 한때 성당이 7개나 있었단다. 부촌이었다. 밀라노와 코모는 견원지간이었는데 밀라노를 지원하는 인사들이 이졸라 섬에 살았다. 일종의 국외영토였던 셈. 이졸라와 코모는 결국 전쟁을 벌였고 첫번째 전투에서는 이졸라가, 두번째 전투에선 코모가 승리했다. 이졸라 섬은 철저하게 파괴됐다. 당시 코모의 주교가 이 섬에 생명이 살 수 없다는 저주를 내렸다고 한다. 불모지였던 이졸라 섬에는 20세기 초에야 식당이 들어섰는데 첫번째 주인은 교통사고로 죽었고, 두번째 주인은 암살됐다. 이후 50년 전부터는 디저트 커피에 알코올을 넣고 불을 지르면서 저주를 푸는 의식을 행한다. 여름엔 불꽃놀이축제 ‘사그라’도 열린다. 호수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는 벨라지오다. 이탈리아어로 아름답고 맘 편한 곳이란 뜻이다. 호수의 형국은 멜빵바지 모양으로 생겼다. 호수가 갈라지는 부분에 벨라지오란 마을이 있다. 전망이 좋다. 이 곳에 있는 유일한 5성 호텔인 세르벨로니는 러시아 귀족들이 머물던 호텔로 영화감독 조지 루카스, 살바트로 갈리 유엔사무총장 등이 묵었다고 한다. 기자가 방문했을 때는 이름 밝히기를 거부한 미국의 팝스타가 한 층 전체를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코모는 너무 번잡하지도 않고, 너무 초라하지도 않아 좋다.
-길잡이-*밀라노에서 코모까지는 기차로 한 시간 거리다. 수시로 기차가 다닌다. 코모관광국 www.provincia.como.it/tourismo
*코모에서 벨라지오로 떠나는 배는 수시로 출발한다. 편도는 벨라지오까지 8유로, 벨라지오 내 구간까지 어디서나 타고 내릴 수 있는 자유표는 18유로, 호수구간 전체를 도는 편은 22유로. 다 못돌아보니 18유로짜리를 살 것을 권한다. www.navigazionelaghi.it
*빌라 카를로타는 트레메초에서 내린다. www.villacarlotta.it
*벨라지오관광국 bellagiolakecomo.com 벨라지오의 세르벨리오니 호텔 www.villaserbelloni.com
*이제오 호수까지는 기차편이 많지 않다. 밀라노에서 하루에 1~2편 정도. www.agenzialagoiseofranciacorta.it 이제오 시내에서 가는 배편은 편도 1.2유로, 하루권은 11.5유로. infonavigazionelagoiseo.it 프란차코르타지역은 스파클링 와인으로 유명하다. 중세마을에서 와인을 생산하는 VILLA www.villa-francicorta.it 알베레타 호텔의 미슐랭 3스타 구알티에로 마르케시 식당 www.albereta.i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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