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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종종 아이러니하다. 굴욕이 아름다움을 낳고, 승리가 몰락을 부르는 탓이다.
폐쇄적인 일본 정부는 서구의 압력에 시달린 나머지 1859년 3개 항구를 개방했다.
도쿄 인근의 요코하마(橫浜)와 규슈(九州)의 나가사키(長崎), 홋카이도의 하코다테(函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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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세 곳은 모두 유럽의 건축물이 남아 있는 미려한 도시로 변모했다.
개항 150주년을 맞은 하코다테에는 1세기 전의 서양식 교회와 영사관, 창고가 오밀조밀하게 들어서 있다.
하코다테가 자리한 홋카이도는 일본의 다른 지방과는 달리 고즈넉하고 평온하다. 그래서 번잡한 일상에 치여 사는 일반인들이 동경과 환상을 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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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북미의 근대 건축양식과 문화가 이식된 점도 독특하다. 홋카이도 최대 도시인 삿포로(札幌)는 초기 단계부터 철저한 계획 아래 형성돼 시내의 도로가 격자형으로 놓여 있다.
하코다테는 이러한 홋카이도를 여행할 때 기점으로 삼을 만한 곳이다. 일본에서 가장 큰 섬인 혼슈(本州)에서 터널을 지나 홋카이도에 다다른 열차의 종착역이 하코다테이고, 수질이 좋은 온천과 풍광이 매혹적인 호수가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하코다테에는 삿포로나 오타루(小樽)보다 훨씬 많은 옛 건물이 보존돼 있다. 시가지가 바다와 맞닿아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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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가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하코다테의 교통수단은 전차이다. 덜커덩거리며 시내 곳곳을 누비는 전차는 묘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노선은 두 개뿐이지만, 정류장 간격이 짧고 웬만한 명승지는 대부분 경유하기에 무척 편리하다.
하코다테의 낭만은 기차역에서 전차로 5분 거리에 있는 베이 에어리어(Bay Area)와 모토마치(元町)에서 만끽할 수 있다.
붉은 벽돌로 높이 쌓은 건물들이 항구를 따라 늘어서 있는 베이 에어리어는 1910년을 전후해 조성됐다. 홋카이도가 개발되고 인구가 본격적으로 유입되던 시기에 지어진 창고, 우체국, 은행이다. 그러나 오늘날은 쇼핑시설과 레스토랑으로 바뀌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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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가 아기자기하게 개조된 베이 에어리어의 가나모리요부쓰칸(金森洋物館)과 하코다테 메이지칸(明治館)은 기념품을 구입하기에 좋은 곳이다.
유리 공예 제품, 액세서리부터 치즈 케이크나 건어물 같은 먹을거리까지 품목이 다양하다. 원하는 재료를 사서 오르골을 제작해볼 수 있고, 독일식 맥주를 파는 카페에서 잠시 목을 축일 수도 있다.
글ㆍ사진/박상현 기자(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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