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클로스라고 하면 떠오르는 빨간 외투와 풍성하고 하얀 수염, 루돌프가 끄는 썰매에 실린 선물 꾸러미. 이것 앞에서 초연해질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산타클로스의 존재를 믿지 않는 어른이라 해도, 눈앞에 펼쳐진 로바니에미의 동화 같은 풍경에는 살짝 가슴이 두근거릴지도 모른다. 1년 365일 크리스마스 정취로 가득한 로바니에미는 어떤 곳일까.

1년 내내 경험하는 크리스마스

로바니에미는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에서 800㎞ 정도 떨어진 유럽 최북단 라플란드주의 수도다. 인구 6만명이 채 안 되는 작은 마을은 산타클로스를 테마로 한 명소로 인기를 얻으며 전 세계에서 몰려든 관광객으로 사계절 분주하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겨울철이 최고 성수기이지만 이곳에서는 1년 내내 가슴 설레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로바니에미의 대표적인 관광지는 바로 산타마을이다. 울창한 전나무 숲 속에 뾰족한 지붕의 통나무 오두막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산타마을에는 산타 집무실과 우체국, 기념품 가게, 레스토랑 등이 있다. 산타 집무실을 방문하면 산타클로스가 벽난로 옆 의자에 앉아 손님을 반갑게 맞이한다. 커다란 몸집에 풍성한 수염, 붉은 고깔모자와 조끼를 입은 모습은 우리가 상상하던 그대로다. 세계 각국에서 찾아온 손님들을 함박웃음으로 반겨주는 산타는 보통 주민 선거로 선출되는 이곳 사람이다.

산타클로스를 직접 보지 못한다고 해도 너무 실망하지는 말자. 11월 30일까지 산타클로스에게 카드를 보내면, 산타 우체국의 소인이 찍힌 크리스마스카드를 답장으로 받을 수 있다. 산타 마을에 위치한 산타클로스 우체국은 실제로 운영되는 곳으로 전 세계에서 배달된 수십만 통의 편지가 우체국을 통해 산타에게 전해진다. 또한 우체국에서 자원 봉사하는 엘프들이 한국어를 비롯한 14개 국어로 친절히 답장을 보내줄 것이다.

산타마을에서 무료 셔틀버스나 스노모빌을 이용해 방문할 수 있는 산타 공원은 크리스마스 분위기 가득한 테마파크다. 이곳의 하이라이트 산타의 마술 썰매를 타고 북극지방의 풍경을 마음껏 느껴 보자.

설원에서 즐기는 레포츠

연평균 기온 0.3도, 연중 185일은 눈을 볼 수 있는 도시답게 로바니에미는 겨울 레포츠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프리스타일 스키와 스노보드, 노르딕 스키 등 눈 위에서 하는 모든 레포츠뿐 아니라 하이킹과 낚시, 래프팅, 골프, 수영, 승마 등 다양한 활동을 골라할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

전동 스노모빌을 타고 두꺼운 얼음으로 덮인 호수 위를 질주하거나 시베리안 허스키가 끄는 썰매를 타고 숲속을 달리는 것은 이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색다른 즐거움이다. 쇄빙선을 타고 얼음을 깨며 항해하는 크루즈와 스케이팅 파티, 순록 썰매, 스노슈잉 여행 등은 로바니에미에서만의 색다른 추억을 선사한다.

스노모빌 사파리는 1시간 또는 1주일의 여정으로 관광객이 북극의 야생을 체험하도록 한다. 또한 급류타기 프로그램을 이용해 대형 고무보트를 타고 한 시간 정도 노를 저어가다 보면 맑고 깨끗한 핀란드 자연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된다.

여러 겨울 스포츠 중에서도 `윈터 올림픽`은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은 꽁꽁 얼어붙은 호수를 배경으로 7명씩 조를 이뤄 개인경기와 단체경기를 번갈아가며 펼치게 된다. 얼음 위에서 지프차 또는 설상차 운전하기, 7인 스키타기, 모형 순록의 목에 올가미 씌우기 등으로 구성되어 장장 두 시간 동안 알찬 시간을 보내게 된다.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7명이 특별 제작된 스키에 몸을 싣고 호흡을 맞춰야 하는 7인 스키 타기. 세계 곳곳에서 모인 낯선 여행자들과 함께 호흡하다 보면 친분도 쌓고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가는 길＝로바니에미로 바로 가는 직항 노선은 없다. 핀에어에서 운항하는 인천~헬싱키 구간 직항편을 이용한다. 비행시간 약 9시간 30분 소요. 헬싱키에서 로바니에미까지 비행기로 약 1시간 30분, 기차로 약 9시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