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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탈리아] 영원한 제국의수도, 로마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사`와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는 영원한 제국, 로마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는 책이다. 몽골제국, 카르타고제국, 페르시아제국 등과 함께 로마제국은 고대 인류사에 한 획을 그은 제국으로서 오늘날까지 우리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럽과 중동, 그리고 지중해를 중심으로 로마가 거대한 제국을 형성한 역사적 이야기는 시공간을 초월해 많은 사람에게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단순히 제국 이름만으로 역사책에 장식된 것이 아니라 다양한 건축기술과 사회생활에 필요한 시스템을 만든 로마는 `영원한 제국`이라는 칭호가 딱 맞는다. 이미 영화ㆍ드라마ㆍ책 등을 통해 로마가 가진 문화의 화려함과 로마인의 창조적인 능력은 세상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보편적인 지식이 됐다.

영원한 로마를 뜻하는 `로마 아에테르나`는 고대부터 이 도시를 일컫던 말이다. 수천 년 역사를 자랑하는 로마는 유럽 문화의 중심이었으며 위대한 역사적 사건들의 배경이 돼 왔다.


최초의 세계도시이자 로마제국의 수도였던 로마는 이후 절대적인 영적 영향력을 지닌 교황들의 본거지가 됐다. 로마제국이 전성기를 누렸던 2세기 초에 로마 인구는 100만명을 넘어섰다. 기원전 753년 4월 21일 테베레강 유역 팔라티노 언덕에 세워진 고대 도시가 로마의 기원이라고 알려져 있으나 그곳에는 이미 라틴민족이 정착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기도 한다.

제일 먼저 도시다운 모습을 갖춘 곳은 팔라티노 언덕과 퀴리날레 언덕, 그리고 두 언덕 사이에 위치한 카피톨리노 언덕 기슭의 포럼이었다. 기원전 387년 골족의 침입으로 황폐해진 후 재건된 로마는 로마제국의 수도로서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이런 로마의 발전은 건축물에 고스란히 반영돼 대규모 신전과 건물들을 짓는 공사가 활발하게 진행됐다. 기원전 213년에는 도시에서 최초로 수도가 건설됐고 또한 최초의 포장도로인 아피아 가도가 완공됐다.

돌 사이에 회반죽을 채워넣어 쌓아올리는 로마 특유의 건축 방식이 개발된 것도 바로 이 시기였다. 로마는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기원전 27년~기원후 14년 재위) 시대에 더 큰 도약을 했다. 로마의 도시 개조를 지휘한 황제는 "벽돌의 도시 로마를 발견해 대리석의 도시로 변모시키겠다"고 선언한 이후 캄푸스 마르티우스에도 건물을 지어 도시 영역을 확장시켰다. 로마의 원형 경기장으로 불리는 콜로세움, 카라칼라 목욕탕 등이 바로 이 시기에 만들어진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그러나 네로 황제(54~68년 재위) 때 일어난 대화재로 도시 대부분이 파괴됐다.

로마의 발전은 2세기에 정점을 이뤘다. 그 후 로마제국은 동로마제국(비잔틴제국)으로 분리돼 오스만튀르크에 의해 멸망하기 전까지 세계사에 큰 자취를 남겼다.

수많은 수식어와 단어를 나열해도 역부족일 만큼 영원한 제국 로마가 가진 유물이나 유적은 셀 수 없을 만큼 즐비하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야외 박물관을 방불케 하는 로마를 설명하는 데 영화만큼 효과적인 방법은 없을 것이다. 로마를 배경으로 수천 편의 영화가 만들어져 과거의 로마와 현재의 로마가 다양한 시각으로 표현되고 있다.

윌리엄 와일러 감독이 만든 두 편의 영화 `로마의 휴일`과 `벤허`는 로마의 진면목을 한껏 보여준다. 그중에서도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종종걸음으로 스페인 광장 계단을 내려오고, 그레고리 펙의 등을 꽉 붙잡고 스쿠터로 도시를 질주하는 오드리 헵번의 모습은 누군가를 사랑하게 됐을 때 풋풋한 연인의 감정을 간직한 로마에 대한 그리움을 가중시킨다.

영원한 제국의 수도에 머무는 동안 여행자들 눈과 마음은 너무나 분주하다. 고대 시대 공공시설물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원형 경기장 콜로세움을 비롯해 기원전 27년 아그리파가 세운 판테온, 로마에서 가장 유명하고 오래된 포로로마노 광장 등은 로마제국의 전성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역사 현장이다. 화사하게 피었다가 져버린 로마제국의 흔적은 시공간을 넘어서 21세기에도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이다. <글ㆍ이태훈 / 여행칼럼니스트>

■여행정보

△가는 길=대한항공이 인천~로마 구간 직항편을 주 3회(수ㆍ금ㆍ일요일) 운항하고 있다. 약 12시간 소요.

※사진제공=로마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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