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이해 특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 유럽 배낭여행은 어떨까. 새로운 각오를 다지기에 여행만큼 좋은 자극은 없다. 유럽 여러 도시를 거닐며 새로운 마음으로 다이어리의 첫 장을 채워 나간다면 올 한 해 시작이 조금은 특별해질 것이다.
◆ 런던, 매력과 낭만의 도시
=한때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이라 불리던 영국은 이제 배낭여행자에게 유럽의 관문으로 통한다. 특히 수도 런던은 왕조시대의 전통적인 의식에서부터 쇼핑, 오락 화려한 공연 등 현대적인 낭만을 두루 갖춘 매력적인 도시다.
템스 강변에 위치해 700년 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국회의사당은 영국 정치의 심장부라 할 수 있다. 원래 이곳에는 웨스트민스터 궁전이 들어서 있지만 1834년 대화재 이후 현재 모습으로 재건됐다. 또한 방청 형식으로 국회의사당에 입장할 수 있어 영국 의회정치에 관심을 갖고 있는 여행객들의 발길을 이끈다.
빅벤이라 불리는 사면의 시계탑은 런던의 아이콘이자 관광객들의 사진 촬영 포인트로 손꼽히고 있다. 국회의사당과 빅벤을 배경으로 빨간 2층 버스가 지나가는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 보자.
영국 왕가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트래펄가 광장 서남쪽의 버킹엄 궁전을 방문하도록 한다. 영국 여왕의 런던 공식 거주지인 버킹엄 궁전은 1993년 처음으로 대중에게 공개됐다. 렘브란트, 루벤스, 카날레토 등의 작품이 포함된 대규모 왕실 소장품을 전시하는 픽처 갤러리를 관람할 수 있다.
버킹엄 궁전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왕실 근위병 교대식. 격일로 행해지는 근위병 교대식은 오전 11시께 시작해 약 45분간 진행된다. 정확한 보폭으로 열을 지어 행진하는 근위병들의 모습이 무척 이색적이다.
국회의사당이나 버킹엄 궁전이 전통적인 런던의 관광명소였다면 최근 손꼽히는 관광명소는 런던아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원형 전망대로 런던 시내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어 새로운 명물로 급부상하고 있다. 높이 135m, 1회 수용 인원 800명의 웅장한 규모를 갖춘 런던아이는 템스 강변의 풍경을 한층 모던하게 변화시켜 줬다.
◆ 로마, 도시 전체가 박물관
= 고대 로마부터 화려한 르네상스 예술과 시대를 뛰어넘는 거장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탈리아다. 이탈리아 수도 로마는 도시 전체가 박물관이라고 할 만큼 옛 유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관광객들에게는 좀도둑과 소매치기로 악명이 높지만, 옛 문명과 현대 문명이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로마는 여행자들에게 매혹적인 여행지임에 틀림없다.
영화 `글래디에이터`로 우리에게 친숙해진 콜로세움은 로마인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지금 봐도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이곳은 80개에 달하는 출구가 있고, 5만5000명이 넘는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초대형 경기장으로 사용됐다. 대형 원형 투기장 겸 극장인 콜로세움에서는 검투사와 짐승이 생사를 겨누는 격투기를 펼치기도 했다. 콜로세움 주변으로 포로 로마노 등의 고대 로마시대 유적이 여기저기 남아 있다.
도시 곳곳에서 보이는 고대 유적 때문에 로마가 고리타분한 옛 도시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명품의 나라답게 세계적으로 이름난 명품점 쇼핑가인 콘도티 거리, 코르소 거리에는 세련된 멋쟁이로 가득하다. 콘도티 거리의 시작점인 스페인 광장은 영화 `로마의 휴일`로 특히 더 유명해졌다. 광장에는 137개의 스페인 계단과 트리니타 데이 몬티 교회의 종탑, 오벨리스크가 세련미를 자랑한다. 또한 17세기부터 광장을 지키고 있는 보트 모양의 대리석 분수는 여행자들에게 지친 발을 쉬어갈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한다.
◆ 스위스, 그림 같은 알프스 풍경
= 평화롭고 전원적인 스위스 풍경은 여느 유럽 국가에서도 맛보기 힘든 색다른 매력을 전해준다.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그림 같은 풍경에 하얀 눈이 더해지는 겨울이면 알프스의 매력은 배가 된다.
스위스의 상징이 돼 버린 알프스로 향하는 첫 번째 관문은 인터라켄. 알프스의 3대 봉우리로 꼽히는 융프라우, 뮌히, 아이거를 지척에 두고 있다.
해발 4158m의 융프라우는 가장 스위스적인 알프스산맥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융프라우요흐에 오르기 위해서는 산악열차를 이용해야 한다. 인터라켄 동역에서 베르너오버란트 산악마을과 전망대로 오르는 열차를 타면 된다. 유럽에서 가장 높은 철도역 중 하나로 꼽히는 융프라우역은 아이거와 뮌히의 산허리를 지나 융프라우요흐까지 7㎞ 길이의 터널을 지난다.
융프라우요흐역에서 고속 승강기를 타면 25초 만에 스핑크스 전망대에 이른다. 전망대에 오르면 만년설이 압도적인 알레치 빙하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눈이 시릴 만큼 강한 반사 광선을 쏟아내는 만년설 때문에 등반 시 선글라스는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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