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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란드] 그단스크, 안개가 머무는 '발트해'의 도시
[시티투어] 폴란드 그단스크, 안개가 머무는`발트해`의 도시
이태훈의 뷰티풀 세계여행

우리에게 단치히(Danzig)로 잘 알려진 그단스크는 `발트 해의 보석`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을 만큼 자연 경관이 매우 아름답다.

자욱한 안개로 유명한 그단스크는 인구 50만명인 비교적 큰 항구 도시로 비수와 강 하구에서 3㎞ 정도 떨어진 곳에 구시가지가 형성돼 있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위치에는 동유럽 수출입을 대신하는 엄청난 규모의 노비포르트 항구와 조선소가 있다. 10세기부터 동유럽 무역항으로 성장해 항구가 없는 체코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수출입 항구로 명성을 날린 곳이 바로 그단스크다. 1000년 전부터 외국 무역 중심도시로 성장한 이곳은 12세기 이후 독일 상인들이 대거 이주해 한자동맹에 가입한 뒤 명실 공히 동유럽 전략 요충지가 되었다. 18세기에는 프로이센 왕국에 복속되었다가 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바르샤바조약에 의해 폴란드로 편입되었다.

럭비공처럼 독일과 폴란드를 왔다 갔다 하던 그단스크는 히틀러가 다시 독일에 병합하기 위해 이곳을 침략함으로써 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었다. 이때 독일과 구소련 간 처절한 전투로 인해 60%가 파괴되었다. 지금은 시가지 전체가 완벽하게 복원되어 폴란드 북부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로 발돋움해 해마다 관광객 수십만 명이 2차 세계대전 발발지인 그단스크와 수정처럼 맑은 발트해를 감상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1000년 고도 그단스크는 문화, 경제, 철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수준 높은 문화를 간직한 도시다. 중세시대 무역항으로 축적한 많은 부로 인해 거리에는 예술이 넘쳐흐른다.

구시가지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브라마 비진나(Brama Wyzynna)를 거쳐 `황금의 문`이라고 불리는 즈워타 브라마를 통과하면 한 폭의 그림 같은 구시가지가 눈앞에 펼쳐진다.

구시가지 중심거리인 두와가 거리 양편으로 길게 늘어선 중세시대 건축물과 두우기 광장은 감탄사가 절로 날 만큼 환상적인 분위기로 여행자 눈을 압도한다. 특히 두우기 광장은 이탈리아 베네치아 산마르코 광장이나 벨기에 브뤼셀 그랑 플러스 광장과 비견될 만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으로 손꼽힐 정도로 그 모습이 아름답다. 파스텔톤 르네상스식 건축물이 빚어내는 이미지는 한 폭의 수채화를 보듯 아주 단아하고 깔끔한 인상을 준다. 그래서 황금의 문에서 두우기 광장까지 1㎞ 정도 거리에는 형형색색 건축물과 넵튠 분수, 박물관, 교회 등 폴란드 최고 건축물이 들어서 있어 야외 건축박물관을 연상케 한다.

세월의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한 이곳의 멋진 건축물을 한눈에 감상하기 원한다면 구시가지를 대표하는 성 마리아 교회 종탑에 올라가면 된다. 이곳은 붉은 벽돌로 지어진 교회 중에서는 세계 최고 규모를 자랑하는데 1343년부터 공사를 시작해 1502년에 완성되었다. 교회에는 15세기에 만들어진 천문 시계와 28개 기둥이 받치고 있는 별 모양 천장,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은 78m 높이 첨탑이 인상적이다. 그중에서도 구시가지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첨탑 전망대는 그단스크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광코스 중 하나다.

성 마리아 교회 전망대를 구경한 후에는 본격적으로 두우기 광장 주변을 둘러보게 된다. 두와가 거리에는 도로를 따라 양쪽으로 길게 동화에 등장할 것 같은 파스텔톤 건물들이 나란히 들어서 있다.

건물들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증축과 개축을 통해 새롭게 지어진 것들이다. 물론 가끔씩 원형 그대로 보존된 건물도 있어 마치 중세시대 건축박물관을 연상케 한다.

광장 중심에는 오랜 세월 시민들과 함께해온 그단스크 수호신인 넵튠 분수가 있다. 1633년에 완성된 이 분수는 로마 분수만큼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단스크 시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상징물이다.

또한 분수 주위에는 르네상스 양식과 바로크 양식 건축물들이 복원되어 새로운 도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북적이는 시민들과 관광객들로 활기와 생기가 마르지 않는 분수처럼 넘쳐난다.

오후가 될수록 햇살은 더욱 부드러워지고 분수 앞 계단과 벤치는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넵튠 분수에서 동쪽으로 100m를 걸어 `녹색 문`이라고 불리는 그린 게이트를 지나는 순간 너무나 아름다운 운하가 눈에 들어온다. 진정한 그단스크 여행이 시작되는 곳이다.

운하를 따라가면 자욱한 안개를 빚어내는 발트해를 만날 수 있다. 안개가 막 걷힌 운하에는 하얀 유람선이 떠 있고, 부두 주변에는 예쁜 카페와 레스토랑 그리고 15~16세기께 지어진 창고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고색 찬연한 천년고도 그단스크 아침 풍경은 맑은 공기만큼이나 깨끗한 인상을 준다. 비록 전쟁의 상흔이 도시 곳곳에 스며 있지만 시민들 얼굴과 마음에서는 폴란드 특유의 풋풋한 정이 묻어난다.



◆그단스크에서 꼭 봐야 할 여행지◆

△시청사=시청사는 14세기에 지어진 건축물로 탑 위에 지그문트 아우구스트 왕의 동상이 있다. 중세시대 부유했던 그단스크의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림으로 장식된 천장, 색색의 프레스코 벽화, 정교한 조각상 등이 아름답다.

△우드 크레인=그단스크의 명소 중 하나로 15세기 나무로 만들어진 크레인 안에 다양한 유럽의 소장품이 전시돼 있어 유럽의 역사를 엿볼 수 있다. 폴란드를 대표하는 소장품으로는 등대와 옛 항구 모형, 실물 크기로 지어놓은 옛 귀족들의 집무실 등이 있다.

△롱마켓 광장과 넵튠 분수=롱마켓 광장 중앙에는 넵튠 분수대가 있다. 이것은 1549년 바다의 신 넵튠의 동상이 세워진 후 1633년에 비로소 분수대가 만들어졌다. 동상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손상돼 여러 도시를 떠돌다가 1954년에 겨우 제자리를 찾았다. 롱마켓 광장은 당시 그단스크에서 가장 부유했던 지역으로 거리에 늘어선 모든 건물이 나름의 역사를 갖고 있다.



△가는 길=우리나라에서 폴란드 그단스크까지 가는 여정은 조금 길다. 직항편이 없기 때문에 유럽의 파리, 암스테르담, 프랑크푸르트에서 그단스크로 가는 방법과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국내선이나 기차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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