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는 이제 막 여름이 시작되고 있다. 낮에는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고, 아침저녁으로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 여행하기에 딱 좋다. 호주는 넓은 면적과 아름다운 자연만큼이나 둘러볼 곳이 무척 많지만 그중에서도 멜버른은 유럽 분위기와 자연이 조화돼 매력적인 분위기를 선사한다.
◆ 유럽 향기 가득 담은 남국의 런던
= 19세기의 아름다운 건축물과 녹색 자연이 잘 어우러진 도시 멜버른. 호주 남동부 빅토리아주를 대표하는 도시이지만 번잡하거나 복잡하지 않아 편안하게 여유로운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남반구의 런던`이라 불릴 만큼 영국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며 도심을 가로지르는 야라강이 낭만을 더해 준다.
멜버른은 200년이 채 되지 않은 역사를 지니고 있는데 19세기 후반 일어난 골드러시 이후 대도시로 급성장했다. 잘 짜인 도시계획 덕분에 도심 자체가 무척 잘 정돈돼 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
도시를 건설할 당시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 도시에서 온 이주민이 정착하며 문화가 형성된 곳답게 멜버른은 호주에서도 가장 유럽 분위기를 많이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유럽에 온 듯한 멋진 건축물과 다양한 문화, 예술을 느낄 수 있다.
멜버른을 상징하는 다양한 명소와 명물 중에서도 `트램`은 멜버른을 더욱 고풍스럽고 정겹게 만드는 교통수단이다. 멜버른을 소개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할 만큼 유명하며 갈색의 오래된 듯한 트램 외관이 아기자기하면서도 친근하다. 멜버른 시내를 중심으로 글린더스 스트리트, 스프링 스트리트, 스펜서 스트리트를 순환하며 차이나타운과 페더레이션 광장 등 시내 명소를 지나간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시내 외곽 지역까지도 근처에서 내려 걸어갈 수 있어 여행객에게 무척 유용하다.
여유가 된다면 야라강 크루즈를 체험해 보는 것도 좋겠다. 사우스뱅크에서 출발한 유람선을 타고 조금만 가다 보면 아름답고 평온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카약 여러 대가 지나다니는 풍경, 잔디밭에서 나들이를 즐기는 현지인과 여행자들이 정겹게 느껴진다. 멜버른을 대표하는 재래시장, `퀸 빅토리아 시장`도 가볼 만하다. 125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며 다양한 기념품을 비롯해 과일 채소 등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 놓칠 수 없는 주변 관광지
= 멜버른을 방문했다면 그레이트 오션로드를 놓치지 말자. 멜버른 남서쪽에 위치한 토키에서 시작해 포트캠벨로 이어지는 200㎞ 해안도로를 말하며,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도로로 꼽힐 만큼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절벽과 기암괴석,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가 어우러져 가는 내내 눈이 즐거워진다.
멜버른에서 그레이트 오션로드를 가기 위해서는 렌터카를 빌리거나 하루 투어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곳곳에 아름다운 명소와 수영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있기 때문에 차를 렌트해 여유롭게 다녀오는 것도 좋다.
`그레이트 오션로드`라고 적힌 팻말을 지나 해안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이 빚어낸 아름다움의 절정인 `12사도상`을 만나게 된다. 12제자 바위라 불리는 이곳은 오랜 세월 동안 절벽 부분이 바람과 파도에 부식돼 바다 위로 12개의 웅장하고 기이한 바위가 형성된 곳이다. 신비로우면서도 경이로움마저 느껴지는 절경은 여행객들의 경탄을 자아낸다. 특히 일몰 때 바라보는 모습이 장관으로 커다란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그레이트 오션로드와 함께 멜버른 주변 명소로 꼽히는 곳이 또 하나 있다. 바로 멜버른에서 차로 1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단데농. 멜버른 도심에서 출발하는 투어 상품이 많으며, 특히 단데농 산림지대를 통과하는 퍼핑빌리(Puffing Billy) 증기기관차는 투어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벨그레이브역에서 출발해 종착역인 젬부르그까지 약 1시간20분 운행한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 만큼 울창한 수목으로 뒤덮인 원시림을 달리는 기분이 색다르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