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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스트리아]인스브루크, 티롤 알프스에서의 신나는 크리스마스

인스브루크의 크리스마스 마켓.

유럽은 벌써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한껏 젖어 있다. 11월 하순이 되면 유럽의 많은 도시는 저마다 개성을 살려 낭만적인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 대표적인 상징물이 `크리스마스 마켓`이다. 크리스마스 마켓은 일반적으로 11월 넷째 토요일부터 성탄절 전까지 4주 동안 열린다. 도시의 중심이 되는 광장 한가운데 커다란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우고 곳곳에 이동용 판매대가 들어서면서 크리스마스 마켓은 시작된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상품은 크리스마스 장식과 관련된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유럽 사람들은 특별한 볼일이 없어도 크리스마스 마켓을 찾아 다가올 크리스마스를 즐길 준비를 한다. 예쁘고 앙증맞은 크리스마스 장식과 현관 앞에 세울 소형 크리스마스 트리, 깔끔한 목재 수공예품 등을 둘러보며 애써 들뜬 마음을 달랜다. 크리스마스 마켓 한쪽에 마련된 노점에서 글뤼바인과 소시지를 먹으며 잠시 추위를 잊기도 한다. 무쇠솥에서 펄펄 끓는 글뤼바인은 계피를 넣어서 따뜻하게 데운 와인이다.

◆ 11월 하순에 크리스마스 마켓 오픈

= 유럽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1300년대 무렵 독일에서 처음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유럽의 많은 도시에서도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크리스마스 마켓을 열기 시작했다. 따라서 11월 하순과 12월에 유럽을 여행하면 덤으로 낭만적인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체험할 수 있다.

유럽의 많은 도시 가운데서도 독일의 로텐베르크와 뉘른베르크의 크리스마스 마켓이 특히 유명하다. 유럽에서는 이들 도시의 크리스마스 마켓을 보기 위한 여행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고 있을 정도다. 스위스의 취리히,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 오스트리아의 빈과 인스브루크의 크리스마스 마켓도 볼 만하다. 특히 인스브루크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비록 그 규모는 크지 않아도 아기자기하고 소박한 면에서 큰 점수를 따고 있다.

티롤 알프스의 중심지인 인스브루크는 지금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흠뻑 젖어있다. 인스브루크를 대표하는 명물인 `작은 황금의 지붕` 근처에 마련된 크리스마스 마켓뿐만 아니라 구시가지 골목길 곳곳에서도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짙게 배어 있다.

인스브루크 여행 중심지, "작은 황금의 지붕".

◆ 곳곳에서 중세의 고풍스러운 정취 만끽

= 인스브루크는 일찍이 알프스를 넘나드는 교통의 요충지로 발전한 도시다. 특히 막시밀리안 황제의 도움으로 크게 번창했다. 15세기 무렵에는 유럽에서 가장 큰 은 광산과 은 주조 공장, 그리고 소금 광산이 자리잡고 있을 정도로 각종 광산물도 풍부했다. 이 같은 광산업 발달은 인스브루크의 건축, 음악, 미술 등과 같은 예술 각 분야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15세기 무렵. 신성로마제국의 황제였던 프리드리히 3세에게는 `막시밀리안`이라는 매우 총명한 아들이 있었다. 막시밀리안은 지금의 프랑스 동북부 지방에 있던 부르군트 왕국의 마리아 공주와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다. 부러울 것 하나 없는 이들에게 시련이 닥친 것은 공주의 아버지인 부르군트 국왕의 갑작스러운 죽음이었다. 혼란한 틈을 이용해 부르군트의 영토를 탐낸 이웃나라의 왕이 자신의 아들과 마리아 공주를 억지로 결혼시키려 했기 때문.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막시밀리안 왕자는 몇몇 부하와 함께 몰래 적진으로 들어가 공주를 구한 후 성대한 결혼식을 치렀다. 하지만 그 당시 티롤 지방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경제적으로는 풍족했지만 영주인 지그문트 대공의 무분별한 사생활 때문에 민심이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결국 티롤의 기사들은 지그문트 대공을 몰아내고 막시밀리안 왕자를 새로운 영주로 추대하기에 이르렀다. 티롤의 영주가 된 막시밀리안은 훗날 신성로마제국의 황제가 되어 오랫동안 섭정을 베풀었다. 특히 그는 티롤 지방에 대한 애착이 강했다. 지금도 막시밀리안과 관련된 많은 건축물이 인스브루크 시내 곳곳에 남아 있는데 그 대표적인 곳이 1500년에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작은 황금의 지붕`이다.

`작은 황금의 지붕` 앞에는 자그마한 광장이 자리 잡고 있다. 주말이면 전통 결혼식이나 브라스 밴드의 공연이 열리는 공간이다. 인스브루크를 찾아온 여행자들은 이 광장의 노천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맥주를 마시며 고풍스러운 중세의 정취를 마음껏 즐긴다. 티롤을 상징하는 알록달록하고 앙증맞은 기념품들을 구경하거나 느린 걸음으로 수백 년 된 골목길을 거닐기도 한다.

■ 가는 길

대한항공에서 인천~빈 구간 직항편을 주3회(화ㆍ목ㆍ토)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11시간40분 정도. 빈에서 인스브루크까지는 기차로 약 5시간이 소요된다.

[글·사진 = 송일봉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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