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반도 남쪽 끄트머리에 위치한 싱가포르는 홍콩과 함께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활기차고 매력이 넘치는 여행지다. 그만큼 싱가포르는 여행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할만한 요소들을 두루 간직하고 있다.

◆ 다양성 돋보이는 `사자의 도시`

= 싱가포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천의 얼굴`로 대변되는 다양성이다. 서울과 비슷한 크기의 면적(621㎢)에서 중국인(76%), 말레이인(14%), 인도인(8%)들이 살고 있으며 말레이어, 중국어, 영어, 타밀어가 공식 언어로 통용되고 있다. 싱가포르는 또 푸르름과 깨끗함을 떠올리게 하는 나라이자 도시다. 도심 곳곳에 우거진 숲이 있고, 거리 어느 곳에서도 함부로 버려진 쓰레기를 발견할 수 없을 정도다. 공공장소에서 흡연을 할 경우 1000싱가포르달러(약 87만원)의 벌금을 물릴 정도로 금연정책도 강력하게 펼치고 있다. 그래서 붙여진 별명이 `그린 앤 클린 시티(Green & Clean City)`다.

동남아시아의 대표적인 도시국가인 싱가포르는 사자와 깊은 관련이 있다. 14세기 무렵 수마트라 섬의 한 왕자가 이곳에 와서 이상하게 생긴 동물을 보게 되었다. 그런데 그 모습이 마치 사자를 닮아 `사자의 도시`를 의미하는 `싱가푸라(Singa Puea)`라고 부른 데서 나라의 이름이 유래되었다. 그리고 싱가포르를 상징하는 상상의 동물인 `머라이언`의 상체도 사자의 모습을 하고 있다.

◆ 싱가포르 여행의 중심, 오차드 로드

= 싱가포르에서의 여행은 오차드 로드에서부터 시작된다. 늘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이 세계적인 쇼핑가는 일반적으로 오차드 퍼레이드 호텔부터 플라자 싱가푸라까지 이어지는 약 3㎞의 도로를 가리킨다. 이 구간에서도 특히 스코츠 로드와 만나는 사거리부터 센터포인트 쇼핑센터까지 이어지는 약 1.5㎞가 중심가로 손꼽힌다.

자타가 공인하는 싱가포르의 유행 1번지인 오차드 로드. 이곳에는 `예술적인 라이프스타일`을 표방하는 아이온 몰(아이온 오차드)을 비롯해 동서양의 조화를 이루는 상업복합건물인 니안 시티, 다양한 명품들을 만날 수 있는 파라곤, 세련된 여성 고객들이 즐겨 찾는 위스마 아트리아, 싱가포르의 패션문화가 집약된 쇼핑몰인 히렌 숍, 오차드 로드에서 가장 오래된 쇼핑몰인 탕 플라자 등이 있다.

19세기까지 땅콩 농장이었던 오차드 로드는 본래 영국인과 중국인들의 주택단지로 개발되었던 곳이다. 1970년대 들어 도시계획 정책에 따라 지금과 같은 싱가포르 최대의 쇼핑가로 변모했다. 쇼핑센터 말고도 여행자들을 위한 인포메이션센터, 호텔, 음식점들이 밀집되어 있어 말 그대로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최고의 명소라 할 수 있다.

◆ 싱가포르의 상징물, 머라이언

오차드 로드에 위치한 위스마 아트리아.

= 싱가포르 곳곳에는 아기자기한 여행지들도 많다. 울창한 숲속에 위치한 성 앤드류 교회는 도심 속의 훌륭한 휴식처 역할을 한다. 순백의 외관과 첨탑으로 인해 멀리서도 잘 보이는 이 교회는 영국 성공회 소속의 고딕건축물로 1856년 개축되었다. 시내 중심가에는 일명 `싱가포르의 센트럴 파크`라 불리는 포트 캐닝 파크가 드넓게 펼쳐져 있다. 훌륭한 산책로로서 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시내를 내려다보는 전망대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싱가포르를 찾은 여행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여행지는 주롱 버드 파크와 타이거 밤 가든, 머라이언 공원 등이다.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주롱 버드 파크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야생 조류들을 만날 수 있고, 타이거 밤 가든에서는 옛스런 중국 정원의 정취를 즐길 수 있다. 싱가포르 강 하구에 있는 자그마한 공원인 머라이언 공원에서는 싱그러운 바람을 맞으며 약 8ｍ 높이의 머라이언 상을 감상할 수 있다.

[글 = 송일봉 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