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무더위가 한풀 꺾이면서 가을이 오고 있다. 기온이 선선해지면서 짙푸른 여름의 녹음도 점차 붉은 단풍으로 변신해간다. 단풍여행의 대명사인 캐나다 메이플로드 역시 점점 붉은 단풍 숲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장장 800㎞에 이르는 메이플로드는 토론토와 오타와, 몬트리올, 퀘벡에서 캐나다 역사를 되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물론 단풍의 오색 향연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찬 일이다.
◆역사 유산의 길
=캐나다 메이플로드는 나이아가라폭포에서부터 토론토와 킹스턴, 오타와, 몬트리올 그리고 퀘벡까지 무려 800㎞에 이르는 단풍길로 유명하다.
단풍나무와 포플러, 너도밤나무, 자작나무의 넓은 잎사귀 위로 마치 붉은색, 주홍색, 노란색 물감을 흩뿌려 놓은 것 같은 환상적인 풍경이 연출된다. 다정한 연인이 숲 속에서 손잡고 걷는 모습은 그림처럼 아름답다. 또 토론토에서 퀘벡까지 영국과 프랑스의 서로 다른 문화가 진한 여운을 남긴다. 서로 다른 문화가 모여 이루어진 캐나다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그래서 메이플로드를 캐나다 역사유산의 길(Heritage Highway)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길은 16세기 중기에 프랑스 탐험가인 자크 카르티에가 상륙하면서 시작됐다. 유럽에서 온 사람들이 내륙으로 이동하면서 개척한 마을들을 연결하며 생겨난, 캐나다에서 가장 오래된 길이다.
장장 800㎞에 달하는 메이플로드는 나이아가라폭포에서 시작된다. 이곳에서 가장 높은 스카이론 타워에 오르면 각가지 색으로 물든 단풍과 어우러진 나이아가라폭포의 모습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폭포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나이아가라 온더 레이크`가 자리한다. 캐나다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도시 중 하나로 손꼽히는 곳이다. 호젓하고 아담한 마을로 역사 깊은 집들이 즐비하다. 캐나다 명물인 아이스와인 양조장도 구경할 수 있다.
토론토에서 북쪽으로 3시간 정도 올라가면 온타리오주 최대 공원으로 꼽히는 앨곤퀸 주립공원이 있다. 이곳은 캐나다에서 가장 넓은 자연공원으로 1893년 무분별한 벌채로 멸종 위기에 몰린 야생동물들을 보호하기 위해 조성됐다.
총 면적이 9000㎢에 이르며 광활한 공원 안에는 호수와 숲, 강, 계곡 등이 모두 조성되어 있어 볼거리가 무척 많다. 천혜의 자연경관 속에서 카누와 하이킹, 산악자전거, 낚시 등 다양한 레포츠를 즐길 수 있어 사계절 내내 최고의 휴양지로도 각광 받는다. 가을이 되면 앨곤퀸 주립공원 전체가 모두 단풍으로 물들어 붉은 융단을 깔아 놓은 것 같다. 호수에 단풍이 비춰 멋진 풍경을 자아낸다.
◆장장 800㎞의 단풍길
=나이아가라폭포가 메이플로드의 시작이라면 로렌시아 고원은 메이플로드의 정점이라 할 수 있다. 앨곤퀸 주립공원에서 2시간30분, 오타와를 지나 몬트리올에 들어서면 몬터벨로가 자리한 로렌시아 고원이 펼쳐진다. 그야말로 메이플로드의 절정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완만한 고원 일대에는 잎이 큰 낙엽수림이 우거져 온통 붉은빛의 단풍을 감상할 수 있다. 곤돌라를 타고 동부에서 가장 고도가 높은 몽트랑블랑 정상에서 바라보는 단풍은 가히 절경이다. 하이킹을 해서 정상으로 오르는 길도 아름답다. 바로 여기가 메이플로드의 정점을 이루는 곳이다. 정상에서부터 불에 타는 듯 물든 붉은 단풍의 전경은 잊을 수 없는 여운을 남긴다.
그리고 위쪽으로 2시간 반을 달리면 북미의 파리로 불리는 퀘벡에 닿는다. 800㎞의 메이플로드를 마무리하기에 손색없는 도시로 캐나다 여타 지역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독특함이 있다. 프랑스 식민지로 발달하기 시작한 퀘벡시티는 북미 유일의 성채도시로 유명하다. 퀘벡주 주도이며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퀘벡시티는 1세기가 넘도록 프랑스의 지배를 받은 탓에 지금도 프랑스의 옛 정취가 가득하다. 북아메리카에서는 유일하게 성벽으로 둘러싸인 성곽도시로 지금은 여행자들에게 전망 좋은 훌륭한 산책로가 되어준다.
퀘벡시티에서 세인트로렌스 강을 따라 서쪽으로 이동하다 보면 만나게 되는 도시는 바로 몬트리올이다. 프렌치 캐나디안들이 인구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곳은 특히 구시가 석양의 도로가 매력적이니 꼭 들러보도록 하자.
몬트리올에서 약간 북서쪽으로 이동하면 캐나다 수도이자 자연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오타와를 만나게 된다. 퀘벡주와 온타리오주 경계에 위치하고 있는 오타와는 프랑스와 영국 문화가 각각 융합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도시다. 또 퀘벡시와 다리로 연결돼 있는 오를레앙 섬은 수백년 된 집들과 제분소, 교회 등이 프랑스 문화의 흔적을 느끼게 한다.
■ < 여행정보 >
△가는 길=대한항공, 에어캐나다 등에서 인천~밴쿠버 구간을 매일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약 14시간이 소요된다.
△상품정보=자유투어에서는 `메이플 캐나다 완전 일주 10일` 상품을 판매 중이다. 밴쿠버 룩아웃 전망대, 설퍼산 곤돌라 탑승, 나이아가라폭포의 `안개 속의 숙녀호` 유람선 탑승, 그랜빌 아일랜드 마켓, 부차드가든 방문, 로키 관광. 왕복 항공료, 호텔, 식사, 여행자보험 포함. 요금은 329만원부터. (02)3455-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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