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억명이 사는 지구별에는 터키 파묵칼레, 페루 티티카카호, 미국 그랜드캐니언 등 말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자연이 살아 숨 쉰다. 그중에서도 중국의 주자이거우(九寨溝)는 지구상에 있는 자연의 신비함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다.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될 만큼 신의 조화가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독특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 선계를 연상케 하는 중국 제일의 풍경
= 꿈속인 듯 이야기 속인 듯 아름다운 주자이거우 풍경에는 자연 그대로의 순수함이 들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자이거우 골짜기는 청두시에서 북쪽으로 450㎞ 떨어져 있는 난핑현에 있다. 주자이거우란 이름은 반신 일칙 야락 반아 칙자 흑구 수정 화엽 자여 등 9개 티베트 부족이 사는 마을에서 유래했다.
중국에서 `장족`으로 불리는 티베트인은 9세기 토번왕국 시절에 전성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당나라와 전투 끝에 토번왕국이 패하자 당나라 군대에 쫓기는 신세가 됐다. 도망을 가다가 산이 깊고 해발이 높은 산자락에 숨어들어 정착하게 됐다. 이곳이 바로 주자이거우다.
아직도 티베트인은 이 신비로운 산골짜기와 산을 흐르는 개천을 영물로 여기며 조상 대대로 티베트 불교를 숭배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며 살고 있다. 푸른 호수와 폭포, 초록이 찬란한 숲, 눈으로 덮인 산봉우리가 티베트인의 풍습과 어우러져 여행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전설에 따르면 "아주 먼 옛날 산에 살던 다거라는 남자 신과 한눈에 반할 만큼 아름다운 색모 여신이 있었다. 어느 날 남자 신은 바람과 달을 갈아서 아름다운 보물거울을 만들어 여자 신에게 선물하려고 했다. 그런데 마녀가 이를 시샘하여 보물거울을 깨뜨리자 산산조각이 난 거울이 인간 세상으로 떨어져 114개 눈부신 호수로 변해 보석처럼 산곡유림에 알알이 박혔다"고 한다. 어디까지나 전설이지만 티베트 장족은 이 전설을 믿으며 예나 지금이나 신비스러운 호수로 주자이거우를 숭배한다.
수백 년 동안 세상 밖으로 들어나지 않은 신비의 호수, 주자이거우는 1970년대 몇 명의 벌목공에 의해 발견됐다. 호수 주변에 있는 빽빽한 원시림을 벌목공이 나무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호수의 에메랄드빛이 세상을 비추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주자이거우 계곡은 총면적이 720㎢며 그 안에 봉우리 골짜기 호수 폭포 시내 등이 있고, 100여 종의 식물과 희귀동물도 살고 있다. 신선들이 1년 내내 머물 것 같은 선경을 빚어낸 주자이거우는 1978년 중국 정부의 엄격한 관리와 보호를 받으면서 `중국 40대 주요 명소`에 들어가는 영광을 누리게 됐고, 1992년에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