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부르크는 해발 600ｍ 지점에 위치한 도시다. 이는 사람들이 가장 쾌적한 생활을 할 수 있는 고도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인스부르크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도 젊은이들보다는 50~60대 이상의 어른들이 더 많이 눈에 띈다. 간혹 머리카락이 새하얀 할머니가 자전거를 타고 신나게 달리는 모습도 목격된다. 나이가 들어서도 큰 병치레 없이 건강하고 밝게 살 수 있는 자연환경이 조성되어 있는 까닭이다.

인스부르크의 8월은 스위스와 마찬가지로 `알프스 시즌`이다. 따라서 시내를 벗어나 한두 시간 거리에 있는 산간 마을을 찾아가 일주일 혹은 열흘 이상 휴식을 취하며 티롤 알프스의 정취에 흠뻑 빠질 수 있다. 일부 여행자들은 산간 마을의 산장에다 여장을 푼 뒤 하루 또는 이틀 일정으로 인스부르크에서 가까운 이웃 도시들을 다녀오기도 한다.

인스부르크 근교의 산간 마을들은 번잡하지 않아서 좋다. 알프스 산록에 옹기종기 자리 잡은 마을들은 그 자체가 아름다운 동화의 한 장면이다. 관광지 냄새도 거의 나지 않아 그저 이웃 마을을 산책하듯 가볍게 둘러보기만 해도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인스부르크 역에서는 근교의 휴양지와 산간마을로 떠나는 꼬마기차들이 수시로 운행되고 있다. 두 칸짜리 꼬마기차가 가파른 산길을 따라 구석구석 아름다운 산간마을들을 연결하고 있다. 주로 나이가 많은 주민들이나 학생들이 이용하고 있지만 인스부르크에서의 색다른 체험을 원하는 여행자들도 눈에 많이 띈다.

인스부르크역에서 꼬마기차로 약 1시간 20분 거리에 있는 풀프메스는 해발 1000ｍ 지점에 위치한 마을이다. 겨울에는 인근의 스키장을 찾는 스키어들로 붐비지만 여름에는 비교적 조용한 편이라 일반 여행자들이 큰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마을이다.

꼬마기차의 종착역인 풀프메스역에 내리면 평화로운 티롤 알프스의 한적한 마을이 눈앞에 펼쳐진다. 역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로하스 팬션`은 우리나라 사람들도 간간이 찾는 산장이다. 요들송을 잘 부르는 쾌활한 아내와 젖소밖에 모르는 듯한 남편 부부가 늘 반갑게 여행자들을 맞이하고 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느린 걸음으로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는 재미도 꽤 쏠쏠하다.

[매일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