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동쪽 인도양에 자리한 세이셸 공화국은 주도인 마헤 섬을 비롯해 최북단 버드 아일랜드에서부터 최남단의 알다브라 섬까지 115개 섬이 인도양에 흩뿌려진 섬들로 이루어진 나라다. 영국 윌리엄 왕자가 허니문을 보냈으며 비틀스의 멤버 폴 매카트니도 이곳을 허니문 장소로 선택했을 정도의 고급 휴양지다. 특별한 휴가를 꿈꾸고 있는 당신에게 지구상에서 가장 낭만적인 섬, 세이셸을 추천한다.
■ BBC 선정,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50곳 중의 한 곳
세이셸은 즐거운 상상과 신비로움과 설렘이 교차하는 여행지다. 환한 태양빛을 반사하는 맑은 바다공기를 만나면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정화해주고 새로운 기운을 충전해주니, 이곳이 천국임에 틀림이 없는 것 같다.
세이셸의 해변은 산호로 된 모래가 펼쳐져 있다. 산호 모래는 맨발로 걸어도 뜨겁지 않다. 부드럽고 새하얀 모래를 맨발로 걸어서 증류수처럼 맑은 바닷물로 다가서면 바다는 점점 짙은 에메랄드 빛으로 변한다. 산호가 발산하는 녹색 바다는 해양 공원으로 지정되어 있고 15억년 세월을 지켜온 원시림에는 진귀한 동물들을 발견할 수 있다.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보호하는 이 `인도양의 진주`는 영국 BBC가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 50곳 중 12번째로 꼽으면서 더욱 유명세를 타고 있다.
세이셸에 처음으로 거주한 사람들은 의외로 노예들이었다. 1760년, 약탈한 물건을 싣고 이곳을 항해하던 포르투갈 군함 르돔 로열호가 암초를 만나 침몰하자 함장과 해군들은 배와 노예를 버리고 롱 보트를 타고 떠나 버렸다. 이 바람에 자유를 찾은 노예들은 이곳에서 자유를 만끽하다가 1796년 지나가던 배에 구조되어 다시 노예로 돌아갔다. 아랍의 항해사들은 세이셸 주변의 해역을 검은 바다라고 불렀다. 산호 섬과 에메랄드 빛 아름다운 바다를 검은 바다로 불렀을 정도로 이곳은 조난의 위험이 높았던 곳이었다
■ 자연 그대로의 생활을 누릴 수 있는 라디그 섬
세이셸 섬들 중에는 화강암이 발달한 섬이 41개에 달한다. 그중에서도 둥근 화강암들이 해변에 예술품을 전시하듯 늘어서 있는 곳이 라디그 섬이다. 라디그 섬 북서쪽으로 가면 독특한 지형을 지닌 화강암 해변 `앙세 소스 다종`을 만날 수 있다. 바닥이 훤히 비치는 코발트빛 바다와 자연이 조각한 거대한 기암괴석들이 만들어낸 신비롭고도 아름다운 풍광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한순간에 사로잡는다. 앙세 소스 다종 해변은 영화 `캐스트 어웨이`의 주 무대였다.
문명에 손상되지 않은 시간이 멈춘 듯한 라디그 섬 곳곳에서 당신은 과거로 여행할 수 있다. 이 섬의 주요한 교통수단은 자전거와 우마차다. 라디그 섬을 둘러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자전거를 빌리는 것이다. 섬이 작아서 2~3시간이면 모두 둘러볼 수 있다. 따스한 햇살과 짙푸른 야자수 아래를 달리다 보면 백설과도 같은 백사장과 대비를 이루는 기암괴석, 크리올 전통방식의 코코넛 가공 공장, 바닐라 농장 등이 여행객의 이목을 끈다.
■ 난파선 에너데일 호에서 즐기는 다이빙
세이셸에 사람들이 정착하기 훨씬 전, 세이셸 바닷속에는 그곳을 지나던 수를 헤아릴 수 없는 크고 작은 선박과 각종 골동품들이 수장되었다. 그 흔적들은 세이셸의 아름다운 산호와 희귀 어종의 안식처가 되어줌과 동시에 세이셸의 에메랄드 빛 바다에 신비와 매력을 더해 주고 있다.
해저 난파선 중 에너데일 호는 4만7000t 규모의 유조선으로 1970년 빅토리아 항 북동쪽 8마일 해상을 운항하다 조난되었다. 선장이 수심이 얕은 이곳까지 와서 침몰한 덕분에 다이빙 명소가 되었다. 호주의 해양생물을 대표하는 상어와 바다거북을 포함하여 이 지역 수산물의 상징인는 농어과의 자이언트 그루퍼를 만날 수 있다. 주로 산호초에서 서식하고 있으며, 큰 것은 600㎏이 넘는다.
15~22m 깊이의 벨 옴버 근처에 잠들어 있는 트윈 바게스와 마헤 국제 공항 매립 시 사용한 후 단질지역 26m 해저에 침몰시킨 드레저 렉도 다이빙 명소로 손꼽힌다.
이 밖에도 세이셸에는 가볼 만한 곳도 많다. 코코 드 메르 국립공원은 트레킹에 안성맞춤이다. 30분이나 1시간짜리 코스도 좋고 정상까지 갔다 돌아오는 3시간 30분 코스를 선택할 수도 있다. 트레킹 중에 무게가 25㎏에 달하는 토종 야자수 열매를 구경할 수도 있는가 하면 울창한 야자수 사이로 날아다니는 검은 앵무새도 만날 수 있다. 초미니 사이즈의 토종 파충류와 구릿빛을 띤 세이셸 도마뱀인 마부야와 세이셸 토종 카멜레온 등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 세이셸! 이것만은 알고 떠나세요
△가는 길=우리나라에서는 싱가포르를 경유하면 6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두바이나 카타르 도하를 경유해서 갈 수도 있는데 두바이에서는 3시간 30분, 도하에서 4시간이 소요된다.
△언어=영어, 프랑스어, 크리올어 세 가지의 언어를 사용한다. 크리올어는 프랑스어의 방언으로 노예제도가 있을 당시 프랑스인들이 아프리카와 마다가스카르 노예와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사용하기 시작했다.
△화폐=세이셸 루피를 사용한다. 세이셸 1루피는 우리 돈 약 250원 정도다.
△시차=우리나라가 5시간 빠르다.
△해양스포츠=해변의 리조트 주변에 스노클링 포인트가 많고 스노클링 장비를 제공한다. 900여 종의 다양한 물고기와 100여 종의 산호초가 있다. 좀 더 깊은 곳으로 내려가 구경하려면 스쿠버 다이빙이 최고다. 시계가 넓어 수중 사진 찍기에 최적이다. 산호초와 화강암과 산호 섬으로 이뤄져 낚시 하기에도 좋다. 섬을 돌아다니며 구경하기 위해서 요트, 범선, 뗏목 배를 전세 낼 수 있다. 승무원은 고용할 수도 있다. 서핑은 11월과 4월 사이, 마에 섬의 서쪽 해안의 그랜드 안세가 서핑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