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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리]아름다운 풍광 가득한 수상도시 `베니스`
좁은 수로 사이로 고풍스러운 건축물이 조화를 이룬 베니스는 세계적인 수상도시라는 명성에 걸맞게 전 세계 관광객 발길을 사로잡는다. 여러 개 섬 위에 조성된 도시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고 아름답다. 베니스 특유의 낭만을 선사하는 곤돌라에 편히 앉아서 바라보는 고풍스러운 건물과 거리는 무더운 여름 날씨에도 전 세계 관광객을 불러모으는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 수로가 만들어낸 풍경

= 미로처럼 연결된 베니스 섬은 무려 118개, 그 섬을 잇는 다리만 해도 400여 개에 이른다. 섬과 섬 사이 수로는 중요한 교통수단이 되어 독특한 도시 풍경을 연출한다. 물의 도시, 수상도시라는 별명이 모두 잘 어울린다. 바다 위에 지어진 도시라고는 믿기 어렵다. 베네치아만 안쪽 물살이 조용한 석호, 즉 라군 위에 거대한 굄목을 박고 흙과 자갈을 덮어 기초를 만든 뒤 돌을 쌓아 바닥을 다지고 그 위에 건물을 세운 것이라는 자세한 설명을 듣고서야 이해가 됐다.

최근 베니스에서는 지반 침하로 인해 일부 건물이 기울거나 붕괴되는 현상이 나타나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기울어진 건물은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종종 발견된다.

◆ 대운하와 리알토 다리

수상버스와 곤돌라가 지나다니는 운하
= 베니스 여행은 산타루치아역에서 시작된다. 유럽 전역에서 출발한 기차가 산타루치아역에서 수많은 관광객을 쏟아내기 때문이다. 자동차가 다니지 않는 베니스에서는 수상버스 바포레토가 주로 이용된다. 베니스를 반으로 나눠 큰 S자로 모양으로 흐르는 대운하는 베니스 여행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 대운하는 산타루치아역에서 리알토 다리를 지나 산마르코 성당 앞까지 이어진다. 폭이 넓은 운하를 중심으로 건물 사이로 작은 수로가 미로처럼 연결돼 운치를 더한다. 폭이 좁은 수로를 가려면 곤돌라를 이용하는 것이 더 좋다. 곤돌라 크기가 작아 좁은 수로에 잘 어울리기도 하지만 아름다운 건축물들을 가까이에서 살펴보기에는 곤돌라가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산타루치아역에서 출발해 대운하를 따라 오르면 4세기 순교한 성 루차를 모신 산제레미아 교회가 나타나고 비잔틴 양식의 아치형 장식이 돋보이는 터키 상인의 저택이 지나간다. 터키 상인 저택 맞은편 벤드라민 칼레르지 궁전은 16세기 초 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어진 건축물로 인기가 있다. 고딕 양식의 카 도로 건물인 독일 무역거래소를 지나면 리알토 다리가 나타난다.

리알토 다리는 베니스를 상징한다. 베니스 역사의 출발점이 바로 리알토 다리 주변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16세기 말 대운하 위에 지어진 첫 번째 다리이면서 아치 모양의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명소 중 명소다. 다리 위에는 기념품과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상점이 즐비하다. 여행자들은 다리를 몇 번씩 건너다니며 기념 촬영을 하기도 한다. 배를 타고 보는 모습이 특히 아름답다.

다리를 지나면 대운하 좌우측으로 마닌 궁전, 파파도폴리 궁전, 피사니 모레타 궁전, 그라시 궁전, 카 레초니코, 바르바로 궁전, 베르니에르 데이 레오니 저택 등 아름다운 건물들이 이어진다.

◆ 산 마르코 광장과 대성당

웅장한 산 마르코 광장과 대성당
= 대운하는 베니스의 중심지인 산 마르코 광장에서 끝이 난다. 산 마르코 광장은 산 마르코 대성당과 종탑, 두칼레 궁전, 마르차나 도서관, 정부 청사, 쇼핑 아케이드 등으로 둘러싸여 있다. 언제나 관광객으로 붐비는 곳이다.

광장 초입에는 베니스를 상징하는 사자상이 우뚝 세워져 있다. 우측으로 두칼레 궁전이 위용을 드러낸다. 두칼레 궁전은 679년부터 1797년까지 1100년 동안 베니스를 다스린 총독 관저였다. 9세기에 처음 세워진 후 고딕양식과 비잔틴, 르네상스 건축 양식이 복합된 모습이 인상적이다. 궁전 재판실과 `탄식의 다리`로 연결된 감옥은 옛날 카사노바가 갇혔던 곳으로 유명하다. 궁전에서 감옥으로 넘어가는 다리를 탄식의 다리라고 부르는 것은 죄수들이 다리를 건너면서 한숨을 쉬었기 때문이라고 전해진다.

두칼레 궁전 바로 옆 산 마르코 대성당은 비잔틴건축의 대표적인 양식으로 유명하다. 11세기에서 15세기에 이르기까지 오랜 기간에 걸쳐 완성되었다. 성당에는 `거리의 성인으로 불리는 성 마르코 유골이 안치되어 있다. 화려한 외관과 함께 정교한 내부 장식도 볼 만하다. 대성당 앞 종탑에 오르면 베니스 전경이 한눈에 펼쳐진다.

산 마르코 광장 정면에 세워진 시계탑은 15세기 르네상스 양식을 따르고 있다. 청동으로 만든 어른과 아이가 치는 종, 날개 달린 사자, 마리아와 예수상 등이 돋보인다.

베니스 대운하 주변 건축물을 걸어서 다녀보는 것도 매우 낭만적이다. 마르코폴로 생가, 카사노바 생가, 괴테 가옥, 모차르트 집, 헤밍웨이 가옥, 피카소 가옥 등 수많은 문학가 사연이 담긴 건물을 살펴볼 수 있다.



△가는 길=현재 베니스까지 가는 직항편은 없고 유럽 다른 도시를 경유해야 한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에서 운항하는 인천~프랑크푸르트 구간 직항편을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비행시간은 약 10시간 소요. 베니스까지 비행기로 1시간30분 소요.

[전기환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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