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찾아도 좋은 여행지인 스위스는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많은 나라다. 독일, 프랑스,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과 국경을 이루고 있으며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등이 연방 공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스위스의 국토는 그리 크지 않지만 자연경관과 다양성에 있어서만큼은 그 어떤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다. `유럽의 지붕`이라 불리는 융프라우가 있으며 140여 개의 빙하와 1500여 개의 크고 작은 호수들이 곳곳에 있다. 그리고 국립공원인 체르네츠를 비롯한 크고 작은 마을들은 철마다 아름다운 꽃밭을 이루고 호수와 강을 끼고 있는 발레, 보주, 티치노 등은 포도주의 명산지로 유명하다. 스위스는 지리적인 특성상 동북 스위스, 중부 스위스, 서부 스위스, 그라우뷘덴, 티치노, 베르너 오버란트, 발리스, 레만 호수 지방 등으로 나뉘어 있다. 유서 깊은 도시 루체른은 중부 스위스에 속해 있다.
스위스는 다양한 매력과 관광자원을 가진 나라다. 축복받은 자연은 물론 그들 고유의 문화와 예술은 결코 다른 나라에 뒤지지 않는 독창성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스위스 여행은 늘 새롭고 즐겁다. 이른바 `스위스 속의 스위스`라는 거창한 별명을 지닌 루체른 역시 독창성과 다양성 하면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여행지다. 그림처럼 아름다운 알프스와 호수, 크고 작은 박물관과 미술관, 중세의 고풍스러움은 루체른의 훌륭한 관광자원이다.
세계 각국의 많은 여행자들은 늘 스위스 여행을 꿈꾼다. 이처럼 스위스 곳곳에는 아름답고 개성이 강한 명소들이 산재해 있다. 가을이 깊어가는 이맘때는 서정적인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낭만적인 `호수 여행`을 위해 스위스의 호반 도시들을 즐겨 찾는다. 지리적으로 스위스 중심부에 위치한 루체른 역시 가을에 찾으면 좋다.
루체른은 아름다운 호수로 인해 더욱 빛을 발하는 여행지 가운데 하나다. 일반적으로 `루체른 호수`라 불리는 이 호수의 공식이름은 피어발트슈테터(4개 숲속 나라의 호수)다. 루체른을 비롯해 베기스, 브룬넨, 플뤼렌, 뷔르겐슈토크, 알프나흐슈타트, 바우엔, 베켄리트 등과 같은 도시와 마을들이 호수를 통해 이어져 있다. 이 가운데 피츠나우와 함께 리기 산(해발 1797m)의 관문 역할을 하는 베기스는 SBS 드라마 `스마일 어게인`의 촬영지로 인해 꽤 널리 알려져 있다. 전체 인구라고 해봐야 4000명 남짓한 이 마을은 케이블카와 유람선을 이용하려는 관광객들로 인해 늘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루체른은 스위스의 건국신화와도 관련이 깊은 도시다. 피어발트슈테터 주변이 비록 전설상의 인물이긴 하지만 윌리엄 텔의 활동무대였을 뿐만 아니라 합스부르크 왕가에서 독립한 스위스 연방의 발상지이기 때문이다. 1291년에 피어발트슈테터를 끼고 있는 슈비츠, 우리, 운터발덴 등은 서로 힘을 합쳐 스위스 독립의 기틀을 마련했다.
루체른 시내를 가로지르는 젖줄은 로이스 강이다. 강 위에는 카펠 , 로이스 , 슈프로이어 등과 같은 다리들이 놓여있는데 이 가운데서도 카펠 다리가 가장 유명하다. 루체른의 상징물이기도 한 카펠 다리는 지붕이 있는 약 200m 길이의 나무다리로 1333년 처음 놓여졌다. 1993년 화재로 상당 부분이 소실되었으나 그 다음 해에 거의 완벽하게 복원되었다. 다리의 지붕 안쪽에는 110여 장의 삼각형 판화가 그려져 있다. 루체른에는 카펠 다리와 비슷한 모습을 한 또 하나의 나무다리가 있다. 이 다리에도 지붕이 있어 간혹 카펠 다리로 착각하는 여행자들도 있다. 그 다리의 이름이 바로 슈프로이어 다리다.
루체른은 예전에 매우 견고한 성벽에 둘러싸여 있었다. 그 흔적을 엿볼 수 있는 곳이 바로 무제크 성벽이다. 루체른 구시가지에 지금도 900m쯤 남아 있는 이 성벽은 일반 여행자들에게 그리 잘 알려진 곳은 아니다. 하지만 중세풍 도시인 루체른의 진면목을 엿보기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명소다. 성벽 위에서는 로이스 강과 루체른의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루체른에도 유럽의 다른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많은 박물관들이 있다. 유럽에서 가장 큰 교통박물관이 있으며, 독일의 음악가 바그너가 1866년부터 6년 동안 머물렀던 곳에는 바그너박물관이 세워져 있다. 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 자체로도 이미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피카소미술관 역시 루체른에서 빼놓으면 안 될 중요한 여행명소다. 또한 중세시대 루체른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역사박물관, 그리고 옛 알프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자연박물관 역시 루체른의 대표적인 박물관으로 손꼽힌다.
루체른 시내 북동쪽에는 두 개의 아름다운 첨탑을 자랑하는 호프교회와 빙하공원, 라이언기념비 등이 세워져 있다. 이 가운데 덴마크의 조각가 토르발센에 의해 조성된 라이언기념비(일명 빈사의 사자상)는 루체른을 찾아온 여행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르는 명소다. 이 조각상은 프랑스혁명 당시 루이 16세 일가를 지키다 사망한 786명의 스위스 용병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조성되었다.
△가는 길=대한항공에서 인천~취리히 구간 직항편을 주 3회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14시간 정도. 취리히 공항역에서 베른까지는 기차로 약 1시간 15분, 베른에서 루체른까지는 기차로 약 1시간이 소요된다.
[글ㆍ사진 = 송일봉ㆍ여행작가]
[매일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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