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대륙 최서단에 자리잡고 있는 조그마한 나라 포르투갈. 유럽에 속해 있으면서도 북아프리카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은 그리스 신화의 영웅 오디세우스가 건설했다는 전설 속의 도시이다. 이를 가리켜 오디세우스의 도시, 오리시포, 현지인들은 리스보아라 부른다. 15세기에는 세계 최강의 해양대국으로 유럽에 군림했던 포르투갈. 브라질을 식민지화하여 남아메리카에 언어의 섬을 만들기도 했던 포르투갈. 현재는 유럽 후진국에 속하지만, 그 덕분에 싼 물가는 여행자에게 고마울 뿐이다.

크지는 않지만 볼거리 가득한 도시


리스본은 생각보다 조용하고 한적한 도시이므로 여유를 갖고 여행을 하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의 산동네를 연상시키는 곳에서부터 각종 부티크와 상점들이 즐비한 곳까지 신구의 조화를 이룬 리스본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곳들이 많이 있다.

리스본의 중심가는 1755년 리스본 대지진 이후 폼발 후작의 계획에 따라 반듯반듯하게 재건된 바이샤 지구와 서쪽의 바이로 알투 지구, 옛 정취가 그대로 남아 있는 동쪽의 알파마 구시가와 시내 서쪽 끝의 벨렘 지구로 나뉜다. 바이샤 지구 남쪽에는 테주 강변을 내려다보는 곳이 위치한 코메르시오 광장이 있고, 북쪽에는 로시우와 레스타우라도레스 광장이 있다. 이곳에서 더 북쪽으로 가면 리스본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인 리베르다데 대로가 시원스레 뻗어 있다. 리스본의 메인 스트리트로 에두아르도 7세 공원과 산타 주스타 엘레바도르가 볼거리이다. 알파마 구시가지의 정상에는 상 조르제 성이 있다. 바이루 알투는 버스나 트램은 물론 케이블카로도 올라갈 수 있게 되어 있다. 벨렘 지구에는 제로니모스 수도원을 비롯하여 마차 박물관, 벨렘 타워, 발견 기념비, 4월 25일 다리 등 리스본의 주요 명소가 몰려 있다. 코메르시우 광장에서 출발하여 바이샤 지구를 둘러보고 바이루 알투와 알파마 구시가, 벨렘 지구의 순서로 돌아보는 것이 좋다. 도시가 크지는 않지만 볼거리가 많아서 적어도 이틀 정도는 머물러야 두루 돌아볼 수 있다.

테주강 주변에 펼쳐진 중세 유적지

유럽 대륙의 서쪽 땅끝이라고 하는 `카보 다 로카`, 로카 곶은 리스본 서쪽 약 40㎞의 대서양 해안에 위치하며, 절벽의 높이는 약 140m이다. 포르투갈의 서사시인 카모잉스는 이곳을 `땅이 끝나고, 바다가 시작되는 곳`이라고 표현했다. 기념탑과 등대가 있으며 사무실에서는 이곳을 방문한 기념으로 증명서를 발급해 주고 있다.

리스본의 `일곱 언덕` 중 하나인 아주다 언덕에 세워진 아주다 궁전은 1794년 불에 타 소실되어 19세기 초 다시 건축한 것이다. 루이 1세 치하인 19세기 후반부터 왕궁으로 다시 사용되다가 1908년 카를로스 1세 암살사건 이후 공화국 정부의 소유가 되었고, 현재는 정부의 영빈관으로 이용되고 있다. 국빈을 위해 만찬이 베풀어지는 쿤 방의 장식이 훌륭하다.

벨렘탑은 발견기념비에서 테주강 하류 쪽으로 1㎞ 거리에 있다. 바다와 강이 만나는 지점에 서 있는 이 탑은 당초 물속에 세워졌으나, 테주강의 흐름이 바뀌면서 물에 잠기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제로니무스 수도원 앞 임페리오 광장을 지나 테주강으로 나가면 발견 기념비가 우뚝 서 있다. 바스코 다 가마가 항해를 떠난 자리에 세워졌다는 이 기념비는 1960년 엔리케 항해왕 사후 500년을 기념하여 세워진 것으로, 높이가 53m이다. 항해 중인 범선 모양을 한 이 기념비에는 수많은 인물 조각상이 줄지어 서 있다. 맨 앞 뱃머리에 서 있는 사람이 앤리케 항해 왕이고, 그 뒤에는 신천지 발견에 공이 큰 모험가, 천문학자, 선교사 등이 따르고 있다.

엘리베이터로 옥상에 오르면 테주강을 비롯하여 대서양, 아주다 언덕 등 사방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기념비가 서 있는 광장에 새겨진 모자이크 무늬의 세계지도가 보인다. 기념비 지하에는 아트 갤러리가 있어 각종 전람회가 열린다. 교통은 임페리오 광장과 같다. 발견 기념비와 나란히 서 있는 민속박물관은 민족, 민속, 대중예술 부문을 전시하는 박물관으로 포르투갈 각지의 민가 내부를 실물대로 재현하고 있어 둘러볼 만하다.

성 조르주 성은 알파마 지구 끝자리에 있는 고성이다. 이 성터는 리스본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며 로마시대 이전의 것인 듯하다. 이 성은 군사적 이점이 있는 곳으로 요새로 이용하였다. 성문 안쪽 전망대 광장에는 이 성을 함락시킨 포르투갈 초대 왕 알폰소 엔리케의 동상이 있고, 북쪽에는 성 함락의 공로자 마르팀 모니스 장군의 동상이 있다. 이슬람교도 왕이 사자를 길렀다는 석조건물 `사자의 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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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본 북부에 위치한 알코바카

△가는 길＝현재 우리나라에서 리스본까지 직항편은 없지만 런던, 파리, 암스테르담, 프랑크푸르트 등을 경유해서 리스본으로 가는 방법이 있다. 비행시간은 약 15~16시간 정도이다. 스페인~마드리드, 파리~마드리드~리스본을 연결하는 기차도 있다.

△포르투갈 `타일공예`＝16세기 초 수입된 스페인과 아랍풍의 타일은 코잉브라의 구대성당, 씬트라 왕궁에서 사용되었으며, 독특한 장식 효과로 인하여, 이미 포르투갈 장식예술로 부각되었다.

아즐레주 또는 광택타일은 금박 조각, 장식 그림, 상감 대리석, 목판 조각, 치장 벽토와 더불어 장식예술에서 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16~18세기 종교적인 건물이나 일반 대형 건물의 내부를 장식하였다.

△파두＝프랑스의 샹송처럼 포르투갈 국민의 사랑을 받는 파두는 검은 옷을 입은 파두 가수가 기타와 만돌린의 반주에 맞추어 노래를 부른다. 탄식하듯 호소하듯 애절한 목소리로 심금을 울리는 파두의 가사는 대부분 이루지 못한 사랑의 슬픔과 인생의 괴로움 같은 운명의 야릇함을 담고 있다. 포르투갈어를 모르는 사람도 파두를 듣고 있으면 가슴을 파고드는 잔잔한 우수의 감정에 자신도 모르게 찾아들 게 된다.

파두를 들을 수 있는 곳을 이곳에서는 카사 두 파두라고 한다. 대부분이 레스토랑이며 오후 8시경부터 연주가 시작되면 다음날 오전 3시경까지 파두를 들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