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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웨덴] 깨끗하고 평화로운 `물의 도시`-스톡홀름
북유럽 여행길에는 설렘이 있어서 좋다. 뭔가 재미있는 일이 생길 것만 같은 기대감이 앞선다. 북유럽은 지형적인 특성상 여름에는 낮이 길고, 겨울에는 밤이 길다. 이처럼 여름과 겨울이 극한 대조를 보이는 북유럽 기후는 그 자체가 또 하나의 매력이다. 게다가 북유럽에 속한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등은 모두 독특한 개성을 지니고 있어 여행자들로 하여금 다양한 경험을 하게 만든다. 유럽 여행을 많이 한 사람도 북유럽을 처음 여행하게 되면 다소 이국적인 정취에 놀라곤 한다. 같은 유럽에 속해 있으면서도 자연 환경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북유럽 4개국` 가운데 가장 큰 나라인 스웨덴은 지형적으로 북유럽 중심지 역할을 하는 곳이다. 스웨덴 수도인 스톡홀름과 핀란드 수도인 헬싱키 사이에는 호화 여객선 `실자라인`이 운행되고 있다. 북유럽을 여행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이용하게 되는 이 여객선은 두 나라를 더욱 가깝게 이어준다.

◆ 14개의 섬으로 이뤄진 `북유럽의 베니스`

 스톡홀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축물인 시청사
스웨덴은 많은 섬과 호수로 이루어진 나라다. 완벽한 사회보장제도와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노벨상으로 인해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영화배우 잉그리드 버그먼과 그레타 가르보도 스웨덴에서 태어났으며, `닐스의 이상한 여행` 저자인 셀마 라게를뢰프와 `말괄량이 삐삐`로 유명한 동화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도 스웨덴 출신이다.

스웨덴 수도인 스톡홀름은 일명 `북유럽의 베니스`라 불리는 물의 도시다. 도시 자체가 크고 작은 14개 섬으로 이뤄져 있는데, 도시계획 전문가들이 다듬은 각각의 섬은 현대적인 건축물들과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다. 물론 섬과 섬 사이에는 다리가 놓여 있어 버스를 타거나 걸어서 여러 섬을 돌아볼 수 있다.

스톡홀름을 처음 찾는 여행자들이 공통으로 느끼는 첫 이미지는 `깨끗함`과 `평화로움`이다. 수백 년 전에 조성된 도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건축물들이 무척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오래된 건축물과 새로 지은 건축물이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면 오늘날 우리가 스톡홀름에 대해 갖게 되는 이미지는 분명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스톡홀름 중앙역 근처에 있는 시청사는 스톡홀름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106m 높이의 뾰족탑이 매우 인상적이며 붉은 벽돌의 건물 외관이 특히 아름답다. 시청사의 고딕식 창문 역시 멜라렌 호수와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다. 시청사는 90여 년 전인 1923년에 세워졌는데 마치 궁전처럼 보이는 외관 때문에 여행자들에게 묘한 안정감을 느끼게 해준다. 무려 1900만개의 금박으로 모자이크한 `황금의 방`은 시청사의 명물. 해마다 12월 10일이면 노벨상 수상자들을 위한 무도회장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 중세풍의 구시가지, 감라스탄

 한적한 모습의 스톡홀름 중심가
스톡홀름에서 여행자들이 꼭 빼놓지 않고 들르는 명소는 구시가지인 감라스탄이다. 현대적인 이미지의 스톡홀름에서 중세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오래된 건물들과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 그리고 닳고 닳은 바닥돌 등에서는 13세기 무렵 이곳에 살았던 중세 사람들 체취를 느껴볼 수 있다. 현재 감라스탄의 예전 건물들 대부분은 기념품 가게나 카페, 갤러리 등으로 개조되어 있다. 하지만 스톡홀름의 색다른 모습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여행자들에게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이곳에 있는 폭 90㎝의 골목길은 스톡홀름에서 가장 좁은 길이기도 하다.

감라스탄 북쪽에는 또 하나의 관광 명소인 왕궁이 자리 잡고 있다. 60여 년의 오랜 공사 끝에 1754년 완공된 이 왕궁은 스웨덴 왕실의 서민적인 기질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명소다. 왕들의 보물을 전시해 놓은 보물의 방이 유명하다. 보물의 방에서는 700여 개 보석으로 장식된 에릭14세의 화려한 왕관도 볼 수 있다. 네덜란드풍 르네상스 건축물인 이 왕궁은 스톡홀름을 찾아오는 국빈을 접대하는 만찬회장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현재 스웨덴 국왕이 사는 곳은 스톡홀름에서 배로 40분 거리에 있는 드로트닝홀름 궁전이다. 궁전 내부에 있는 궁정극장은 18세기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것으로 유명하다.

감라스탄과는 반대로 현대적인 건축물이 밀집되어 있는 세르겔 광장 역시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명소다. 전쟁이나 인권과 관련된 집회가 수시로 열리는 이 광장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문화회관이다. 약 160m 높이의 유리 파사드가 유명한데, 이 파사드를 만드는 데는 유리 조각이 무려 8만장 소요되었다고 한다. 여름에는 이곳에서 출발하는 왕궁의 위병 행진을 볼 수도 있다.

스웨덴 남부지방인 스모란드는 유리공예로 유명하다. 이곳의 유리공예 역사는 16세기 무렵 구스타프 바사 왕이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유리공예 기술자들을 데려온 데서 시작되었다. 유리공예품은 대부분 직접 손으로 만들고 있는데, 아름다운 색채와 독특한 디자인 덕분에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스웨덴 사람들은 지금도 생일이나 결혼식 때 유리공예품을 많이 선물하고 있다. <글ㆍ송일봉 / 여행작가>



△현지 교통편=스웨덴 관문 역할을 하는 아를란다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택시, 버스, 리무진을 이용해 약 40분이 소요된다. 시내에서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스톡홀름 시내에 있는 70여 개의 지하철역 벽과 천장이 모던 아트로 장식되어 있는 것이 눈길을 끈다.
 
 
 
[매일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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