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로고라는 거인이 사랑하는 알로야를 잃은 슬픔의 눈물이 바닥에 떨어져서 초코릿 힐이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오는 이곳은 보홀 섬 중앙의 대평원에 젖무덤 같은 언덕 1000여 개가 솟아나 장관을 연출한다.
보홀은 200만년 전 얇은 바다 속에 있다가 지면이 위로 솟아 오르면서 육지가 되었고 산호층이 엷어지면서 초콜릿 힐과 같은 모양이 만들어졌다. 그 이름이 초콜렛 힐이 된 것은 평소에는 녹색 풀로 뒤덮여 있지만, 4월에서 6월에 이르는 건기에 들어서면서 이 언덕들이 초콜릿 빛깔로 변하는 것을 보고 미국의 한 정치인이 초콜릿 힐이라고 이름 붙였다.
규모가 가장 큰 초콜릿에 전망대가 있어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초콜릿 힐은 아침 해가 뜨는 시기나 저녁 노을 빛이 물드는 시간대에 가장 아름다운 장관을 연출한다.
◆ 세계에서 가장 작은 타르시어 원숭이
= 우리에겐 안경원숭이로 알려진 타르시어 원숭이는 몸 길이가 고작 13㎝에 불과한데 눈이 몸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눈이 안경을 쓴 것처럼 크고 튀어나와 있어 물고기처럼 180도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야행성으로 낮에는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다가 밤에 메뚜기 등을 사냥한다. 서식지를 강제로 옮기면 스트레스로 자살을 많이 해 보홀 내에서만 구경할 수 있다. 로복강 선착장 부근에 20여 마리를 관람용으로 키우고 있다. 성질이 매우 온순해 공격성이 없지만 동공이 민감해 사진촬영 시 반드시 플래시를 꺼야 한다. 안경원숭이가 보홀의 상징이 된 것은 이 원숭이가 보홀에만 서식하기 때문이다. 영화 그램린의 모티브가 된 타르시어 원숭이는 다른 원숭이들처럼 촐랑대지 않고 묶어 놓지 않아도 나무에 얌전히 있기 때문에 여행객들이 편하게 관찰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메뚜기를 나무에 매달아 건네면 꼼짝 않던 원숭이가 재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다.
◆ 로복교회ㆍ바클라욘 성당
= 로복의 산페드로 교회는 보홀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교회로 1608년에 지어졌다. 탁빌라란에서 동쪽으로 21㎞에 위치한 로복강 옆에 위치한 이 교회는 수많은 홍수를 견디어 냈다. 교회 내부에는 천장에 토착화가 있으며, 입구에는 스페인 문장을 볼 수 있다. 로복의 종탑은 교회에서 약 100m 거리에 위치해 있다. 또 뮤세오 데 로복을 간직한 3층 건물의 수녀원이 있다.
필리핀의 가장 오래된 돌로 건축된 바클라욘 성당은 탁빌라란에서 6㎞ 거리에 있는 바클레욘에 있다. 스페인의 선교사들이 바클레욘에 도착한 후 1717년 건설하기 시작해 1927년 되던 해 완성되었다. 한때는 지하를 감옥으로 이용해 저항한 원주민들을 처벌하기도 했다.
◆ 300여 종의 나비 서식처, 나비농장
= 약 1000여 종의 나비가 필리핀에서 발견되어 왔고 그 중 300여 종이 보홀 섬의 빌라라는 곳에서 발견될 정도로 보홀은 해변뿐 아니라 나비의 천국으로도 유명하다.
나비의 지속 보존을 위해 뉴질랜드 사람인 크리스티 불라스는 2002년 처음 나비농장프로젝트를 기안하고, 그 후로부터 4년 뒤인 2006년 드디어 문을 열게 된 심플리 버터플라이스, 나비농장은 근처 깊은 숲의 나비들이 언제든지 자유로이 날아와 놀다 갈 수 있는, 그야말로 나비들의 편안한 휴식처로 자리하고 있다.
■ 이것만은 알고 떠나세요
비사야 중앙에 위치한 보홀 섬은 마닐라에서 정남쪽으로 약 700㎞, 막탄 섬에서는 동남쪽으로 70㎞ 거리에 위치해 있는 필리핀에서 10번째로 큰 섬이다. 사면이 섬으로 둘러싸여 있어 폭우뿐 아니라 태풍의 영향을 가장 적게 받는 지역이다. 보홀은 남쪽으로 보홀해를 경계로 민다나오와 이웃하고 있으며, 동쪽으로 카니가오 수협을 경계로 레이테 섬과 이웃하고 있다. 북쪽으로 코모츠해를 중심으로 코모츠 섬과 경계를 이루고, 세부와 보홀 해협을 경계로 나뉘어져 있다.
△가는 길=보홀을 가기 위해서는 항공편을 이용할 경우 마닐라에서 경유하여 타그빌라란 공항에 도착하거나 페리를 이용할 경우 세부에서 1시간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시차=우리나라보다 1시간 늦다
△환율=1페소(PHP) 27.26원, 1달러(USD) 42.55페소(PHP)
※자료제공=필리핀관광청 서울사무소 www.wowphilippines.or.kr
[글·사진 = 김효설 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