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어인 팡(Pao)에서 비롯된 ‘빵’은 나라마다 부르는 이름이 조금씩 다르다. 영국 ‘브레드(bread)’, 프랑스 ‘뺑(pain)’, 독일 ‘브로트(brot)’, 중국 ‘면포(麵匏)’ 등이 그것. 인간은 약 6000년 전 곡식을 재배하기 시작하면서 빵을 먹었고 처음으로 이집트인들이 밀에 이스트를 넣어 발효빵을 만들었다. 그렇다면 바게트, 모카빵 등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빵 이외에 지구촌 사람들이 즐겨 먹는 빵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빵이 서양 사람들의 주식인 만큼 유럽 나라들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벨기에-와플
벨기에 길거리에서는 물론 레스토랑 내에서도 쉽게 와플을 맛볼 수 있다. 과일, 생크림, 아이스크림 등 입맛에 따라 다양하게 토핑을 얹어 먹으면 더욱 맛있다
독일-스톨렌
건과일을 넣어 만든 이 빵은 예부터 축제 때 즐겨 먹는 빵으로 전해진다. 승려들이 목덜미에서 어깨에 걸치는 옷(스토렌) 모양을 본 떠 만들었다는 설과 예수가 갓난아이 때 사용했던 요람을 본떴다는 설이 있다. 크리tm마스 때 즐겨먹기 때문에 크리스트스토렌이라 부르기도 한다. 장기간 보관할 수 있으며 가장 맛있는 기간은 만든 후 2주에서 1개월 사이다.
독일-브리첼
독일인들이 아침 식사로 가장 좋아하고 즐겨 먹는 빵. 길고 꼬불꼬불한 하트 모양의 밀가루 반죽에 소금을 뿌려 구워낸다. 빵 위에 소금 덩어리가 뿌려져 있어 짭짤하고 쫄깃하여 맥주 안주로 그만이다. 매년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맥주 축제인 ‘옥토버퍼스트’영향으로 독일 전역으로 널리 퍼지게 되었다.
[사진 제공=김영모과자점]
이탈리아-포카치아
서민들이 즐겨 먹는 요리로, 이탈리아 중·남부 지방에서 만들기 시작했다. ‘포카(foca)’는 라틴어로 불을 뜻하는 ‘포카스(focas)’에서 유래했고, 포카치아는 ‘불에 구운 것’이라는 의미다. 담백한 맛을 자랑하고 육류나 해산물 등 여러 요리와 함께 먹을 수 있다. [사진 제공=www.toujours.co.kr]
이탈리아-파네토네
이탈리아 밀라노의 한 제빵사 토니는 매일 빵집 앞을 지나가는 루시아라는 여자를 사모했다. 그녀에게 사랑 고백을 하고자 케이크를 만들다가 실수로 많은 양의 누룩을 넣었는데 의외로 맛이 있어서 그녀에게 선물을 했다. 루시아는 부드러운 빵 맛에 반해 토니를 사랑하게 되었고 둘은 결혼에 골인했다. 그 후로 ‘빠네토네(panettone)-토니의 빵(Pan de Toni)’은 불티나게 팔렸고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정통 케이크가 됐다. 이처럼 파네토네는 자연에서 추출한 천연효모로 장시간 발효시킨 후 달콤한 과일을 듬뿍 넣어 구워내기 때문에 매우 촉촉하고 소화가 잘된다. 원래는 크리스마스 때 주로 먹었지만 요즘에는 디저트나 간식용으로 즐겨 먹는다. [사진 제공=로이손]
프랑스-바게트

바게트는 유럽식 하드빵(딱딱하게 구운 빵)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빵이다. 프랑스빵은 크기나 모양에 따라 명칭이 정해지는데 바게트는 길이 67~68cm에 280g의 무게를 가진 빵을 말한다. 겉 표면에 나타나 있는 칼자국은 굽는 과정에서 불규칙한 트임을 막고 먹음직스럽게 보이기 위한 것. 오늘날에는 빵을 만드는 사람의 사인과도 같은 의미를 지닌다고 한다.
덴마크-데니시 페스트리
낙농업이 발달한 덴마크에서 버터와 빵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다가 탄생한 빵. ‘빈 브로트’라고도 부르는데, 빵을 접어 포개 넣는 ‘롤 인 버터(Roll-in-Butter)’ 방식이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에서 개발돼 덴마크를 비롯한 북유럽으로 역수출되었기 때문이다. 커스터드 크림이나 단팥 등으로 속을 채워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는 빵이다. [사진 제공=월간빠띠시에]
영국-잉글리시 머핀
중국의 호떡이 실크로드를 통해 유럽으로 전해진 빵. 처음에는 시골 빈민가 사람들이 많이 먹었으나 지금은 빈부의 귀천을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즐겨 먹는다. 포크로 잘라 버터나 잼 등을 발라 먹으면 더욱 맛있다. [사진 제공=월간빠띠시에]
오스트리아-베이글

약 2000년 전부터 유대인들이 만들었던 빵으로 주로 아침식사에 사용했다. 베이글이라는 이름은 독일어로 등자(말을 탈 때 발을 디디는 제구)를 뜻하는 뷔글(bugel)에서 유래했다. 17세기 중반 오스트리아가 터키와 전쟁을 하면서 전세가 불리해지자 폴란드에 구원병을 요청했고, 폴란드의 얀 3세는 기마병을 지원하여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오스트리아 왕은 유대인 제과업자에게 등자 모양의 빵을 만들게 하여 폴란드 왕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고, 19세기에 유대인들이 미국 동부 지역으로 이주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됐다. 맛이 담백해 햄·치즈·버터·크림치즈·샐러드 등과도 잘 어울린다. [사진 제공=뚜레주르]
이집트-에이슈
우리나라 밥과 비교될 정도로 이집트인들의 주식이다. 안에 아무것도 넣지 않아 그냥 먹어도 고소하고 토마토소스나 고기, 채소, 에마린(식물성 치즈) 등을 넣어 먹기도 한다. [사진 제공=월간빠띠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