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목적이 순전히 먹고, 마시고, 놀기 위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남들 앞에서 숨길 필요는 없다. 굳이 호모루덴스(Homo Ludens)까지 거론하지 않더라도 인간의 내면에는 '노는 것을 좋아하는 본능'이 있기 때문이다. 기왕 먹고 놀러 가기로 했다면 확실히 본전을 뽑을 수 있는 여행지를 선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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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는 여행지로서 최고로 적합한 곳은 아니다. 적도에서 가깝기 때문에 일년 내내 덥고 습하며 국토가 작기 때문에 돌아다닐 곳도 많지 않다. 물가는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보다 비싸며 저렴한 게스트하우스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그뿐만이 아니다. 담배 가격은 우리나라 3배에 달하며 면세 담배의 반입조차 허용되지 않는다. 이 정도만 소개해도 여행을 계획 중인 사람들은 싱가포르를 일찌감치 포기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렇게 덥고 물가가 비싸고 작은 나라에 매년 600만 명이 넘는 외국인이 방문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은 615만 명으로 싱가포르의 면적이 서울과 비슷한 것을 감안한다면 싱가포르에 대한 여행자들의 선호도가 매우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더운 것은 싱가포르만의 단점이 아니다.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나 하와이, 몰디브도 덥기는 마찬가지다. 더운 것이 정말 싫다면 알래스카나 계절이 반대인 남반구 여행지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싱가포르에서는 안전을 보장받으며 여행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여행지를 고르면서 '안전'이란 기준에 대해서는 소홀히 생각하고 있지만 단체여행이 아닌 개별여행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조건이다. '안전'은 치안을 비롯해 각종 관광지 시설, 교통, 쇼핑, 상거래 등 여행자들이 낯선 곳에서 쾌적하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모든 환경을 포함한다. 싱가포르 정부는 마약을 소지한 사람에게 사형까지 집행할 정도로 범법행위에 대해 엄중하게 제재를 가한다. 때문에 밤늦게 낯선 거리를 혼자 걸어도 안전하며 길거리 싸움도 보기 힘들다. 방종을 즐기는 사람들은 싱가포르가 비인간적이고 경직됐다고 불평하지만 대다수의 여행자들은 공권력의 보호를 최대한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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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안전'한 싱가포르에서 무엇을 하면 좋을까. 싱가포르는 분명히 당신의 모든 희망을 들어줄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는 아니다. 하지만 당신이 '먹고, 마시고, 노는 것을 좋아하는 호모루덴스(Homo Ludens) 형 인간'이라면 싱가포르는 당신을 충분히 만족시켜 줄 것이다. 남들은 우아하게 역사 유적지나 박물관 등을 돌아다니는데, 여행의 초점을 기본적인 욕구 해결에나 두었다고 쑥스러워 할 필요는 없다. 싱가포르는 중국, 말레이, 인도 등 3개 민족과 전체 인구의 20%에 달하는 외국인이 모여 사는 나라답게 다양한 먹을거리와 놀거리를 지니고 있다. 단일민족인 우리나라만 해도 다양한 즐길 거리가 있는데 여러 문화가 복합된 싱가포르는 말할 것도 없다. 가격도 합리적이다. 값비싼 먹을거리와 놀거리는 과감히 무시해도 된다. 싱가포르 현지 사람들이 헛된 돈은 결코 쓰지 않기 때문에 여행자 특유의 과소비를 하지 않더라도 '물 좋은' 곳에서 실컷 놀고 먹을 수 있다. 이것을 즐기고 싶다면 번화가 뒷길로 올라가 보자. 당신이 보지 못한 싱가포르의 먹고 노는 모습이 기다리고 있다. ◆자유 VS 패키지 여행_ 국토가 좁기 때문에 자유여행이 적합하다. 주소체계가 정확해 지도 한 장만 있어도 목적지를 찾기가 쉬우며 대중교통 이용도 편리하다. 싱가포르 어느 곳이나 버스, MRT, 택시가 운행되고 있으며 요금도 우리나라 대중교통 요금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이용하기에 부담이 없다. 택시는 바가지요금이 절대 없으며 냉방이 잘되고 쾌적하다. 싱가포르 남쪽에서 북쪽 끝까지 택시로 간다고 하더라도 2만 원도 안 나오기 때문에 2~3명이 함께 움직이는 여행자라면 택시로 이동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싱가포르 자유여행을 계획 중인 사람들은 항공권과 호텔이 함께 포함된 에어텔(AIRTEL)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경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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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_ 명품에서부터 중저가 상품까지 다양하다. 명품은 우리나라 면세품과 가격 차이가 별로 없지만 중저가 의류는 매우 저렴하다. 특히 열대기후 지역답게 여름 의류가 많으며 '자라(ZARA)' 등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지 않는 브랜드들도 많다. 면세국가인 싱가포르에서는 시내 면세점이나 공항 면세점이나 가격 차이가 별로 없지만 술, 담배, 화장품 등 공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제품들은 출국 시 공항에서 구입하는 것이 좋다. 창이 국제공항 세금 환급창구는 무척 혼잡하기 때문에 장시간 기다려야 하며 항공기 탑승시각이 임박한 경우에는 세금 환급을 포기해야 할 경우도 있다. ◆유의사항_ 싱가포르는 담배 반입이 절대 안 된다. 여행자가 개봉해 휴대한 1갑의 담배는 허용하지만 그 이상 초과했을 경우는 과세를 한다.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 세관원들은 입국 여행자들에게 친절하고 검사도 별로 하지 않지만 휴대 금지물품이 발견되면 아주 엄격하게 법대로 처리한다. 싱가포르 담배 반입규정을 잘 모르는 우리나라 여행자들이 담배를 가지고 입국하다 세관원들에게 적발돼 담배도 뺏기고 고액의 벌금을 내는 경우가 간혹 있다. 마약 등 향정신성 의약물 반입자는 법정최고형인 사형이 구형되므로 모르는 사람의 짐 운반 부탁은 되도록이면 거절하는 것이 좋다.
에어컨이 설치된 시설에서는 흡연이 금지되고 있으며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에는 음식물을 먹을 수 없다. 도로 무단횡단, 음주 고성방가, 쓰레기 투기에도 고액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으나 공중도덕을 잘 지키는 여행자들이 굳이 위축될 필요는 없다. 사진ㆍ글/이진욱 기자(cityboy@yna.co.kr),협찬/싱가포르관광청 (대한민국 여행정보의 중심 연합르페르, Yonhap Repere)(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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