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
: 에주투어 |
|
|
: [네덜란드] 테이블 하나뿐인 카페서 브런치를... |
|
|
[중앙일보 서정민] 네덜란드는 국토의 30% 이상이 바다보다 낮다. 지금의 모습은 둑을 쌓고 간척사업을 벌여 일군 것이다. 그래서 네덜란드 사람들은 자신들의 나라를 소개할 때 ‘신이 버린 땅, 우리가 만든 나라’라고 말한다. 신은 버렸지만, 인간의 힘으로 다시 아름답게 태어난 땅! 수도 암스테르담 곳곳엔 바다보다 낮은 땅을 지키기 위해 물을 가둬 놓은 운하가 퍼져 있다. 그리고 그 운하를 따라 다양한 색깔의 골목이 들어서 있다. 유럽의 오래된 도시들이 그러하듯 길모퉁이를 돌 때마다 건물 벽 한쪽에 거리 이름이 쓰여 있다. 지도 한 장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골목길 산책에 나설 수 있다. <암스테르담> 글·사진=서정민 기자 ‘골목 종합선물 세트’ 나인 리틀 스트리트모든 암스테르담 여행은 ‘담 광장’에서 시작된다. 17세기 고전주의 양식의 왕궁이 자리 잡은 곳. 도시는 이 광장을 중심으로 부채꼴 모양으로 퍼져 있다.담 광장에서 5분 정도 떨어진 카버 거리(Kaver Straat)에는 자라, H&M, WE 등 중저가 브랜드가 밀집해 있다. 우리나라의 명동 같다. 이곳에서 10분 정도 지도를 따라 걸어가면 ‘나인 리틀 스트리트’에 도착한다. 헤렌 거리(Heren Gracht)와 카이저 거리(Keizers Gracht) 사이의 골목들, 그러니까 커다란 스펀지케이크를 열두 조각 냈을 때 세로로 칼이 지나간 자리처럼 9개의 작은 골목길로 이루어진 곳이다. 건물 모퉁이마다 ‘DE 9 STRAATJES’라고 쓰여 있다. 한국에서 입양돼 암스테르담에서 자란 상윤(34)씨와 형래(36)씨는 ‘현재 암스테르담에서 가장 핫한 곳’으로 입을 모아 이 거리를 추천했다. “담 광장이나 카버 거리처럼 번잡한 쇼핑가에 싫증을 느낀 젊은이들이 하나 둘 소리 없이 몰려드는 곳”이라는 게 두 사람의 설명이다.입간판 하나 없이 옹기종기 들어선 숍들은 각양각색이다. 모던한 감각의 주얼리숍이 있는가 하면, 시간의 먼지가 떠다니는 어두운 고서점도 눈에 띈다. 북유럽풍 심플한 디자인의 인테리어숍(Kauppa, 31-206224848), 유럽에서 제일가는 낙농 국가의 자부심이 만들어 낸 치츠 전문숍, 델프트 도자기를 중심으로 한 주방 도자기숍(Mek, 31-206381265), 인도에서 막 공수해온 것 같은 액세서리숍도 보인다. 암스테르담 방문 기념으로 뭔가를 사고 싶다면 뮤지엄윈켈(Museumwinkel, 31-206237048)을 추천한다. 고흐를 비롯한 유명 화가들의 작품을 복제해 크고 작은 소품을 만들어 파는 곳이다. 냉장고 자석 6개짜리 세트가 6유로, 얇은 은조각 위에 튤립을 그려 넣은 브로치는 22.50유로다.리틀 나인 스트리트는 일일이 들어가 보지 않으면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숍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골목길 탐험’의 묘미를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노천 시장·카페의 거리, 요르단 지구‘안네 프랑크의 집’ 뒤쪽에 위치한 요르단(Jardia) 지구는 현지인과 관광객이 주말에 즐겨 찾는 곳이다. 이 거리의 특징은 외국 식당이 많다는 것. 인도식당 옆에 일식당, 일식당 옆에 스페인식당이 있는 식이다. 낯선 나라를 방문하면 누구나 현지 음식을 먹어 보고 싶어 한다. 하지만 솔직히 네덜란드 음식은 특색이 없다. 굳이 꼽자면 유독 감자를 많이 사용한다는 것 정도? 어떤 음식을 시켜도 튀긴 감자나 으깬 감자가 수북하게 따라 나온다. 하기야 고흐의 ‘감자 먹는 사람들’은 네덜란드 농가의 모습을 그대로 옮긴 것이라지 않던가. 이 때문에 암스테르담에는 외국 음식을 내는 식당이 많다. 특히 요르단 지구에 몰려 있다. 식당 옆으로 이국적 분위기의 작은 갤러리도 종종 눈에 띈다.기왕 요르단 지구를 방문하려면 주말이 좋다. 노천시장이 서기 때문이다.천막을 친 간이 상가들이 운하와 노르델마르크트 거리를 따라 2km 정도 늘어선다. 천막 속을 헤치고 들어가면 여러 가지 상품을 볼 수 있다. 하지만 파리의 벼룩시장만큼 자잘하고 신기한 앤티크 제품이 많지는 않다. 주로 티셔츠나 모자 등 생활용품 위주다. 흥미로운 건 꽃과 구근을 파는 숍이 많다는 점. 네덜란드 사람들의 꽃 사랑은 유별나다. 집집마다 창가에 화분이 놓여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꽃을 든 남자가 많은 것도 암스테르담의 보기 좋은 풍경 중 하나다.노천 시장을 둘러보고 외국 식당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면 다음은 노천 카페에 앉아 한가롭게 차를 마실 차례다. 유럽의 특징 중 하나가 테이블이 거리로 나와 있는 오픈 카페. 요르단의 작은 골목길에는 테이블 하나짜리 오픈 카페도 많다. 암스테르담의 젊은 연인들은 소박하다 못해 코믹스러워 보이는 그 테이블에서 둘만의 브런치를 즐긴다. 늙은 노부부의 느릿느릿한 커피타임도 아름답게 보인다. 전문 앤티크숍이 궁금하다면, 스피겔 거리1885년 개관한 국립박물관(RIJKS Museums)은 네덜란드에서 규모가 가장 큰 미술관이다. 전시실이 70개로 제대로 둘러보려면 하루로 부족하다. 짧은 암스테르담 여정에도 국립박물관을 꼭 들러야 하는 이유는 ‘빛의 화갗 렘브란트의 그 유명한 ‘야경’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국립박물관을 나와 건물을 등지고 곧바로 걸어가면 스피겔 거리(Spiegel Gracht)다. 고급 앤티크숍이 모여 있는 거리로 요르단 노천 시장에선 볼 수 없었던 유럽 스타일 앤티크 제품을 만날 수 있다. 물론 고가다. 하지만 어떤가? 문화에 꼭 ‘소유’가 전제될 필요는 없다. 눈으로 즐기며 안목을 높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거리 양쪽에 들어선 쇼윈도에는 동양 앤티크 제품도 상당히 많다.
네덜란드 특산품으로 인기가 높은 델프트 도자기 진품을 사고 싶다면 에두아드 크래머(Eduard Kramer, 31-206230832, www.antique-tileshop.nl)를 추천한다. 우리나라 청화백자처럼 진줏빛 바탕 위에 푸른색 문양을 그려 넣은 손바닥만 한 델프트 도자기 타일이 60유로 정도 한다.운하를 따라 로맨틱한 돌다리를 오가고, 조용한 골목길을 산책하다, 다리가 아프면 길모퉁이 노천 카페에 앉아 네덜란드 맥주 하이네켄 한잔을 맛보는 것, 이것이 암스테르담 여행의 진수다.Tip■ 1유로=약 1560원■ 공짜는 없다=네덜란드에서 화장실에 가고 싶으면 꼭 동전(20~50센트)을 준비해야 한다. 길거리 공중화장실은 물론 카페·클럽의 화장실에도 어김없이 돈 받는 아주머니가 지키고 있다.■ 카페와 커피숍의 차이는=암스테르담은 섹스박물관과 홍등가가 관광명소일 만큼 자유분방한 도시. 마리화나를 피우는 것도 자유롭다. 대표적인 장소가 커피숍. 이곳에선 커피뿐 아니라 마리화나도 판다. 엉뚱한 오해를 받지 않으려면 커피숍과 카페를 잘 구분해 들어갈 것■ 영어만 할 수 있으면 만사 OK=길을 걷다 낯선 네덜란드어가 들려온다고 당황하지 말자. 네덜란드 사람들은 척박한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 대대로 무역에 공을 들였다. 덕분에 전 국민이 영어를 사용한다 해도 과장이 아닐 만큼 영어 사용이 자연스럽다. 식당에서 주문을 하거나 상점에서 물건을 사는 일, 길을 물을 때 간단한 영어만 할 수 있으면 전혀 불편함이 없다.[☞ 중앙일보 구독신청] [☞ 중앙일보 기사 구매]“뉴스와 매거진을 한번에! 중앙일보 모바일 Highⓙ <905+무선인터넷키>”[ⓒ 중앙일보 & Join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