툴루즈(Toulouse)는 프랑스 파리에서 약 68㎞, 남서쪽 가론 강 연안에 위치해 있으며 지중해와 대서양 아텐분지 사이에 있다.

미디피레네 레지옹과 오트가론 주의 수도로 파리, 마르세유, 리옹 다음가는 프랑스에서 네번째로 꼽히는 도시다. 이곳의 인구는 42만명으로 유럽의 항공 우주산업의 중심지라 할 수 있으며, 에어버스사의 본사가 툴루즈에 있다. 또 대주교구청과 항소법원 등도 있어 프랑스 남부 최대의 교통과 산업, 문화가 발달한 곳이기도 하다.

한때는 피레네산맥 기슭에서 흘러드는 가론강의 정기를 이어 받은 켈트계 텍토사게스족의 수읍(首邑)으로 그 위용을 떨치기도 했으나 이후 로마인이 속주 도시로 삼아 ‘톨로사’라로 불렸다. 또 3세기에는 그리스도교가 포교되기 시작한 뒤 반달족에게 함락돼 서고트왕국의 수도가 되었는가 하면, 508년에는 프랑크왕 클로비스 1세에게 정복되기도 했던 파란 많은 곳이다.

메로빙거 시대와 카롤링거 시대를 거치면서 자주 아키텐지방을 통할하는 종속공령(從屬公領)이나 분왕국(分王國)의 수도가 되기도 했는데, 봉건시대에는 툴루즈 백작 치하에서 상공업과 자치제도가 발달하기도 했다.

이후에는 알비주아 십자군이 남프랑스를 정복함에 따라 카페왕조의 세력이 이곳으로 진출, 1271년에는 왕령에 합병되었다. 혁명기인 1799년, 시민군에 의해 일어난 왕당파 봉기의 격파, 1815년 왕당파 테러부대의 총독 살해, 그리고 급진적 공화파에 의한 코뮌 설립 등의 사건은 이곳 역사에서 유명한 이야기로 전해진다. 중세 말기부터는 이곳에 많은 대학들과 고등법원 등이 세워지면서, 경제·문화적으로 번영 하였으나 17∼18세기에 들어서는 정체되기 시작했다.

예로부터 교통의 요지로 발전해 왔고, 현재는 행정과 문화·종교·상업의 중심지로, 특히 3차산업이 크게 발달돼 있다.

아키텐 분지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주요 거래지인 툴루즈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이 지방의 탄전, 피레네산맥의 수력발전, 생마르세와 라크의 천연가스를 이용해 금속·섬유·제지·기계·화학공업이 크게 발달하게 됐다. 또한 항공기산업 발전도 두드러져 프랑스뿐만 아니라 서유럽 항공기공업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이곳에 자리한 국립항공학교와 우주공학연구소 등은 여행객들이 많이 들르는 단골 견학코스다.

툴루즈에는 유서깊고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많은데 특히, 토마스 아퀴나스의 묘가 있는 생 세르난 성당은 11∼14세기 무렵에 지어진 로마네스크 양식의 바실리카이다. 그 밖에도 고딕양식인 생 테티엔 대성당과 자코뱅교회, 르네상스 건축인 카피툴 등이 있다.

아울러 이곳을 찾은 여행객이 빼놓을 수 없는 곳으로는 미디 운하(運河·2개의 바다를 잇는 것)를 들 수 있다. 프랑스 남부 툴루즈에서 랑그도크 지방을 가로지르는 이곳은 길이가 장장 241㎞에 달하는데, 그 풍광이 장관이다. 흔히 사람들은 ‘랑그도크 운하’ 또는 ‘되메르 운하’라고 부른다. 지난 1666년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해 15년 뒤 완성된 것으로 갑문방식(閘門方式)으로 돼 있다.

툴루즈의 바자크르댐(dam)의 남쪽 약 1㎞지점에서 세트항까지 구릉과 평야 위에 그림처럼 수놓아져 있는 이곳은, 연중 여행객들의 발길을 유혹하고 있다.

/dksong@fnnews.com 송동근기자

■사진설명=토마스 아퀴나스의 묘가 있는 생 세르난 성당. 이곳은 11∼14세기 무렵에 지어진 로마네스크 양식의 바실리카이다.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