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북동부 아드리아 해 북안에 위치한 "물의 도시" 베니스는
170여개의 운하와 400여개의 다리가 115개의 섬들을 연결하여 하나의 도시를 이루고 있는 아름다운 곳으로, 매년 수십만명의 외국인들이 찾아드는 세
계적인 관광지이다.
언제나 관광객들로 붐비는 이 곳 베니스에 특히 사람들이 몰리는 때가 있으니, 바로 2월에 사순절의 시작을 알리는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
전 10일동안 열리는 그 유명한 "베니스 카니발"이다
원래 카니발의 어원은 라틴어의 카르네 발레(Carne:고기, vale:격리)
혹은 카르넴 레바레(Carnem:고기, Levare:안먹다)로, 사육제(謝肉祭),
즉 고기와의 작별을 고함,이라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카니발은 크리스마스가 끝난 12월 26일경부터 시작되어
사순절이 시작되기 전날인 재의 수요일까지 계속된다.
기독교인들 사이에서는 부활전 40일전부터 시작되는 사순절에는 예수가
황야에서 단식한 것을 생각하면서 고기를 먹지 않아야 하는 풍습이
있기 때문에 그 전 카니발 기간동안에 실컷 고기를 먹고 즐겁게 놀던 것이
그 시초이다.
카니발이 처음 시작되었던 16세기경에도 이때만큼은 귀족이나 평민 모두
신분이나 재산에 관계없이 화려한 복장과 독특한 가면을 쓰고서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아주 오랜 옛날부터 그 중요성을 인정받았다.이와 같은 전통이 각 나라의 특성과 맞물려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각 지역으로 퍼져 나갔다.
재의 수요일 전 열흘간 계속되는 베니스 카니발이 시작되면
수천명의 군중들이 베니스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산 마르코 광장(Piazza di San Marco)으로 모여든다. 갖가지 모양의 가면을 쓰고
화려한 의상을 차려 입은 가장 행렬들이 광장을 가득 메워 장관을 연출한다.
이들의 의상은 정교하게 만들어진 중세시대 귀족의 복장부터 다소
우스쾅스럽기까지 한 초현대적인 것까지 아주 다양한데 베니스 주민들에게
있어 카니발에 착용하는 가면과 복장은 그들의 부와 창의성,
그리고 정교한 기술력을 상징하기 때문에 카니발이 끝나면 바로 다음해
복장을 준비할 만큼 큰 의미를 지닌다.
게다가 수백명의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페스티발에 동참하기를 원하는
관광객들의 얼굴에 분장을 해주기도 해 그 즐거움은 더욱 커진다.
축제는 넓은 광장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베니스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을 미로와 같은 골목골목마다
가장행렬은 계속되고 있고, 젊은이들은 흥에 겨워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또한 갖가지 형태의 가면들을 제작하는 상점들은 거리의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수많은 운하와 강 위에는 모든 곤돌라들이 나와 화려한 퍼레이드를
펼치기도 한다.
그리고 거리 곳곳에는 카니발 기간 동안에만 맛볼 수 있는 Fritole-설탕이
듬뿍 뿌려져 있는 동그란 과자로 그 안에는 건과류 등이 들어있다-과
Galani-잘게 튀긴 과자류-를 파는 노점상들을 많이 볼 수 있으니
한번쯤은 먹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미리 정해진 규칙이나 순서가 없을뿐더러 주인공과 관람객의 제한이
없어 모든 것이 허락되는 베니스 카니발. 그 속에서 동화된 우리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한번에 만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