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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르웨이] `두근두근` 유람선타고 펼쳐진 별천지

피오르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대자연 <사진제공=노르웨이관광청>
북유럽 여행을 위해 올라탄 비행기에서 유럽 다른 도시를 갈 때보다 더 큰 설렘을 느낄 수 있었다. 같은 유럽권에 위치하고 있는데도 `북유럽`이라는 단어가 주는 기대와 긴장감은 뭔가 다르다. 그림 엽서에서나 봤을 법한 아기자기한 이미지, 티없이 깨끗할 것만 같은 대자연. 언젠가는 만나게 되겠지, 기대했던 모습들을 노르웨이에서 마주했다. 자연을 닮은 차분한 분위기 덕분에 타국에서의 긴장감은 어느새 풀어지고,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한 박자 느리게 걷는 여유로운 여행에 점점 익숙해지고 있었다.

◆녹색 열차 타고 플롬까지 가봤니=`북쪽으로 가는 길`이라는 뜻의 노르웨이. 기차를 타고 노르웨이 도시를 이동하다 보면 끝도 없이 펼쳐진 산과 호수, 강이 무척 인상적이다. 노르웨이는 전체 국토 중 약 80%가 자연으로 이뤄져 있어 어디에서나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는 것이 어렵지 않다. 게다가 스칸디나비아 반도 가장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해안선 길이만 해도 무려 2만5148㎞에 달한다고 하니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덕분에 노르웨이 서쪽 해안을 따라 펼쳐진 피오르 여행은 수많은 여행자를 감동시켜 왔다.

노르웨이에 가서 피오르를 보지 않는다면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을 것 같아 빠듯한 일정이지만 온전히 하루를 투자했다. 오슬로 중앙역에서 출발한 열차는 약 5시간 뒤 뮈르달(Myrdal) 역에 도착한다. 여기서 초록색 산악 열차로 갈아타고 피오르 옆 작은 마을 플롬으로 이동하게 된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에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엉덩이를 붙일 시간도 없이 자리를 옮기며 풍경을 따라가느라 분주하다. 아찔한 협곡을 옆에 두고 20여 개 터널을 통과하면 어느덧 플롬역에 정차한다. 20㎞ 기찻길을 따라 약 1시간이 소요되는 뮈르달~플롬 구간은 세계 최고의 기차 여행으로 손꼽힌다.

플롬역 밖으로 오면 역 뒤편으로 솟은 높은 산맥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송네 피오르와 어우러진 경이로운 자연의 모습은 위압적이기보다는 신비롭고 든든하다.

자연의 모습을 해치지 않고 아기자기하게 조성된 작은 마을, 플롬에서는 모든 것이 영화 속 한 장면 같다.

플롬에 도착한 여행자들은 저마다 계획한 여행 일정에 따라 이곳을 즐긴다. 시간이 넉넉하지 않아 하루 일정을 계획했다면 플롬에서 약 3시간 동안 시간을 보낸 뒤 다시 뮈르달로 가는 열차를 타야 한다. 레스토랑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마을 주변을 거닐다 보면 벌써 기차 출발 시간이 가까워 온다. 이런 곳에서는 시간이 2배 정도 더디게 흘러가면 좋으련만.

파노라마관에서 피오르 풍경이 생생하게 담긴 `파노라마` 영상을 감상하거나 기념품숍을 구경하는 것도 의미 있다 .

또는 구드방엔으로 가는 페리를 타고 피오르를 감상한 뒤 버스와 기차를 이용해 베르겐으로 가는 방법도 있다. 송네 피오르의 다채로운 풍경이 펼쳐져 눈을 떼기 어렵다. 협곡 사이로 미끄러지듯 나가는 유람선에서 노르웨이가 선사하는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만끽하자.

◆북유럽 낭만 도시=노르웨이 수도 오슬로 역시 자연과 어우러진 아기자기한 도심 풍경이 편안함을 선사한다. 오슬로 중앙역에 도착해 정문을 빠져나오면 본격적인 시내 여행이 시작된다. 으레 수도의 중앙역 하면 번잡한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는데 오슬로 중앙역 주변에서는 여유가 느껴진다. 열차와 트램, 버스 등이 지나다니고 관광안내소, 은행 등이 위치하고 있지만 복잡하지 않아 여행을 시작하는 발걸음이 가볍다.

피오르 안쪽에 깊숙하게 자리 잡은 오슬로는 규모가 크지 않아 걸어서도 충분히 둘러볼 수 있다. 그러나 하루 만으로 오슬로의 매력을 알기에는 너무 시간이 짧다. 뭉크 미술관과 해양 박물관, 바이킹 박물관 등을 둘러보고 비겔란 조각공원, 오슬로 주변 작은 마을 `플롬`까지 다녀오려면 넉넉하게 2박3일 정도는 잡아야 한다. 물론 오슬로에서 며칠 머물고 나면 그 시간마저도 부족하게 느껴지겠지만.

오슬로 중앙역에서 길을 건너서 조금 더 걸어가니 중심가인 카를요한 거리가 금방 나타났다. 휴일인데도 한산한 거리 풍경이 낯설기만 하다. 사실 일요일에는 거리에 있는 상점 대부분이 문을 닫기 때문에 카를요한 거리보다 항구 쪽이나 근교 박물관을 보는 것이 더 좋다. 쇼핑은 포기해야 했지만 대신 좀 더 자유롭게 거리를 활보하며 노천카페에서 여유도 만끽할 수 있어 오히려 잘됐다는 생각이 든다. 왕궁과 국립극장, 오래된 호텔 등 고풍스러운 건물이 많아 어디를 찍어도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유람선타고 펼쳐진 별천지 노르웨이

카를요한 거리를 걷다 보면 `인형의 집`으로 유명한 노르웨이 극작가 헨리크 입센 박물관을 발견할 수 있다. 친근한 입센 동상만 잘 발견하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입센 생가와 기념품숍, 전시실 등을 둘러보자. 바로 옆에는 노르웨이 국왕이 살고 있는 공식 저택, 노르웨이 왕궁이 있다. 시민과 관광객이 쉬어 가는 곳으로 근위병 교대식도 흥미롭다. 일찌감치 가서 자리를 잡는 것이 좋다.

항구로 걸어가는 길에는 붉은색 벽돌 건물의 오슬로 시청사를 지나치는데 매년 노벨상 수상식이 열린다고 하니 더 특별해 보인다. `뭉크의 인생`을 비롯해서 벽화와 조각을 전시해 내부에도 볼거리가 많다.

아름다운 오슬로 항구가 내려다 보이는 아케르스후스 요새에서는 운치 있고 웅장한 성을 만날 수 있다. 오후 늦은 시간, 멋진 시계탑이 서 있는 항구에서 석양을 바라보다 보니 오슬로의 낭만에 흠뻑 취해버렸다.

△가는 길=현재 오슬로 직항편은 없다. 핀란드 헬싱키 또는 유럽 도시를 경유하거나 스톡홀름에서 기차를 타고 오슬로까지 가는 방법이 있다.
[글 = 하정화 여행작가]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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