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의 작은 나라, 슬로베니아는 동화 같은 설화가 담긴 성에서부터 중세도시와 아드리아 해안까지 매력적인 여행지로 가득하다. 반짝이는 호수, 우뚝 솟은 산과 광대한 지하 동굴들이 펼쳐지는 이곳은 여행객들 사이에서 `작은 스위스`라고 불릴 만큼 아름다워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 발칸의 녹색정원, 슬로베니아
유럽의 동남쪽 발칸반도 북서부에 있는 작은 나라 슬로베니아는 인구 200만명의 아주 작은 나라이지만 2004년 5월 1일부로 유럽연합에 가입해 경제, 사회적으로 개방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어 과거 공산국가였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만큼 자유롭고 여유로운 분위기가 느껴진다.
주위에 관광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헝가리 등에 비해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산, 호수, 성, 알파인 숲, 동굴, 목초지, 해변, 섬 등 아름다운 경관으로 가득한 나라다. 사람들로 붐비지 않고 물가도 저렴해 한가로이 자연을 즐기고 싶은 여행자들에게 적격이다.
주요 도시는 수도인 류블랴나와 블레드, 크란스카 고라, 포스토이나 등이다. 류블랴나는 작은 도시라 지도 한 장 달랑 들고 다녀도, 길을 잃어도 조금만 걸으면 지나갔던 그곳으로 다시 되돌아가는 곳이다. 슬로베니아어로 사랑스럽다는 뜻의 류블랴나는 아기자기함이 돋보이는 사랑스러운 도시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블레드나 보힌 호수, 포스토이나 동굴 등이 알려져 있다.
■ 독일풍 중세도시, 류블랴나
류블랴나는 산과 강을 끼고 아름다운 도시로 프라하의 뒤를 이을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류블랴나의 구시가를 가로지르며 휘감아 도는 류블랴니카 강은 에메랄드 빛이다. 강을 중심으로 좌우로 도시가 발달되어 있는 이곳은 아름다운 구시가가 있지만 현대적인 도시다.
류블랴나의 관광은 프레셰르노브 광장으로부터 시작한다. 이곳은 류블랴나의 중심지로 정치, 경제, 문화, 관광이 모두 이곳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시가 중심의 산꼭대기에 있는 류블랴나 성으로 오르는 길은 전형적인 독일풍 구시가다. 석양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류블랴나 성을 오르다 보면 붉은 지붕의 스카이라인이 펼쳐지는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다.
류블랴나 성은 11세기에 지어진 후 15세기 합스부르크 왕국 지배시절 오스만 튀르크 공격에 대비해 증축된 후 17세기에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그 동안 요새, 감옥, 병원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다가 지금은 각종 전시회와 이벤트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 광대한 지하동굴의 세계, 포스토이나
편리한 교통과 전략적인 요지로 오랫동안 노트라니스카 지역의 주도였다. 포스토이나 동굴에서는 구석기 시대 정착민들의 많은 유물이 발견되고 있어 이곳에 아주 오래 전부터 사람들이 정착해왔음을 알 수 있다.
"가장 경이적인 자연 미술관"이라 격찬했던 포스토이나 동굴은 포스토이나 근처에 자리한 카르스트 동굴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긴 카르스트 동굴인 동시에 슬로베니아에서 가장 긴 동굴이며 관광 명소다.
슈코치얀 석회동굴은 슬로베니아의 6000여 개의 종유동굴 가운데 가장 웅대하고 다양한 형태의는 동굴이다. 1986년 유네스코에서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했다. 면적은 2㎢, 가장 넓은 곳은 길이 5㎞, 너비 230m다. 1만 년 전 인간이 살았던 흔적이 발견되었으며 풍부한 동식물이 서식한다.
■ 그림 같은 호반의 도시 블레드
블레드는 아름다움과 역사적인 흥미가 모두 있는 도시로 수도 류블랴나에서 북서쪽으로 약 54㎞, 알프스 서쪽에 있다. 블레드의 이미지는 "성, 거대한 호수, 호수 가운데의 작은 섬"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은 관광객으로 북적대는 다른 유럽 도시와 달리 고요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블레드에 도착하면 탁 트인 호수와 높은 절벽에 자리 잡고 있는 블레드 성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약 100m 높이 절벽에 우뚝 솟아 있는 성으로 환상적인 풍경을 더한다.
블레드는 인근 보힌 호수와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등재된 포스토이나 동굴과 더불어 슬로베니아 최고 관광지로 해마다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으나 우리에게는 아직 생소한 곳이기도 하다. 블레드는 호수마을이라고 불리는데 호수 둘레는 총 6㎞로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또한 블레드 호수에는 슬로베니아 엽서에도 자주 등장하는 작은 섬, 블레드 섬이 있다. 이곳에는 오래 전부터 이곳을 지켜온 작은 교회가 자리잡고 있다. 성모마리아 승천 성당이라고 불리는 이곳은 6세기 슬라브인들이 지바 여신을 모신 자리였다. 8세기에 그리스도교로 개종되면서 바로크 양식으로 재건됐다.
현재 이 성당은 슬로베니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결혼식 장소로 유명하다. 플레트나라는 배를 타고 블레드 섬에 들어오면 신랑은 신부를 안고 99개의 계단을 올라 결혼식장인 성당으로 들어가야 하며, 식을 마친 신혼부부는 성당 내부에 있는 기다란 밧줄을 잡아당겨 종을 울리면서 영원한 사랑과 소원을 맹세하게 된다.
△가는 길=슬로베니아까지 직항편은 없다. 동유럽의 주요 도시를 거쳐서 가야 하는데, 인천을 출발해서 오스트리아의 빈으로 갈 경우는 11시간 40분이 소요된다. 이곳에서 기차나 자동차를 이용해서 갈 수 있다.
[글ㆍ사진 = 김효설 여행작가]
[매일경제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