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남동부 발칸반도 남단에 위치한 그리스는 지중해 최고 여행지로 알려져 있다. 아테네가 위치한 본토와 2000여 개 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유적지와 아름다운 풍경 등 매력이 무궁무진하다. 며칠만 머물다 가기에는 아쉬움이 큰 만큼 충분한 시간을 두고 그리스를 일주하는 것도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고대 그리스 문명 살아 있는 아테네
그리스 수도이자 그리스 일주의 출발점이 되는 아테네는 고대 그리스 문명이 그대로 살아 있다. 과거를 거슬러 여행하는 기분으로 차분하게 곳곳을 둘러보자.
가장 먼저 여행객들이 찾아가는 곳은 아크로폴리스 유적지. 도시국가 중심에 위치한 높은 언덕을 뜻하며 아테네에서도 가장 중요한 유적지 중 하나다. 아테네 도심에서 바라볼 때 가파른 절벽으로 둘러싸인 아크로폴리스 모습이 한눈에 보이는데, 웅장하면서도 신비로운 모습에 유적지로 가는 걸음을 재촉하게 된다.
고대 아크로폴리스는 도시국가의 신앙 중심지 역할을 했다. 덕분에 여러 신전이 세워졌는데 지금도 신전 일부와 신전 터가 남아 있어 과거를 회상하게 한다.
아크로폴리스 입구를 통해 들어가면 오른쪽에 니케 신전과 파르테논 신전이 있고, 박물관을 비롯해 전망대가 자리 잡고 있다.
그중 파르테논 신전은 아크로폴리스를 대표하는 유적이다. 기원전 5세기께 건축된 것으로 추정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됐다. 또한 고대 그리스 문명을 대표하는 도리아식 신전의 최고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비록 오랜 세월 동안 많이 손상됐지만 여전히 그리스 최고의 건축물로 많은 여행객들에게 사랑받는다.
아테나 니케 신전과 에레크테이온 신전 역시 신전에 새겨진 조각들이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당시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신전을 둘러보고 나서 전망대 쪽으로 걸어가보자. 절벽 아래로 펼쳐진 아테네 도심 주변으로 멋진 풍광이 펼쳐진다. 멀리 도심 옆 사이로 여러 개 기둥이 세워진 신전이 보이는데 이곳이 바로 `제우스 신전`이다. 높이 17m, 폭 16.7m의 그리스 최대 신전으로 원래 104개 기둥으로 이루어졌지만 현재는 16개 기둥만 남아 있다.
아크로폴리스에서 내려오는 길에는 디오니소스 야외극장과 헤로데스 아티쿠스 음악당을 잠깐 둘러볼 수 있다. 그리스에서 가장 오래된 야외극장 `디오니소스`는 규모도 크지 않고 곳곳이 훼손됐지만 고대 그리스 희곡 예술의 근원지로 가치 있는 곳이다.
▶그리스의 숨어 있는 도시ㆍ유적지들
그리스를 구석구석 살펴볼수록 이곳의 매력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은 곳곳에 숨어 있는 도시와 절경이 무척 많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모넴바시아`다. 펠레폰네소스 반도 남단에 위치하며 마을 전체를 성벽이 둘러싸고 있어 절벽에 숨겨진 도시라고 불린다.
아테네에서 버스를 타고 이곳까지는 약 5시간이 소요된다. 아침 일찍 출발해 저녁에 돌아오는 당일 여행도 가능하다. 차에서 내려 1.8km, 폭 300m의 작은 섬으로 걸어 들어가면 지중해와 어우러진 중세풍 도시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다.
조용하면서도 고풍스러운 구시가지로 들어서면 돌과 흙으로 견고하게 만들어진 집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미로 찾기를 하는 것 같다. 흙과 돌로 만든 계단과 집들이 따뜻한 느낌을 준다. 경사면에 세워진 마을 골목골목을 따라 올라가는 재미도 있으며, 마을에 자리한 성채와 교회는 중세시대로 돌아온 듯 착각하게 만든다.
아테네와 모넴바시아 사이에 위치한 스파르타도 잠시 머물다 가기에 좋은 곳이다. 한때는 그리스에서 가장 강했던 도시였지만 지금은 평화롭고 한적한 모습이다. 스파르타에서는 레오니다스상과 중세 유적지 미스트라가 볼 만하다.
유럽에서 유일하게 수중 석회암 동굴이 자리한 `디로스` 역시 독특하고 신비로운 여행지다. 보트를 타고 신비한 석회암 동굴을 살펴볼 수 있다. 아테네에서 차로 약 1시간20분 떨어진 수니온 곶에서는 해안 드라이브를 하며 눈부신 지중해 햇살과 낭만적인 석양을 만끽해보자.
△가는 길=현재 그리스로 가는 직항편이 없어 두바이를 거쳐 아테네로 가는 방법이 보편적이다. 비행시간 약 15시간 소요.
△기후=따뜻한 지중해성 기후를 띤다. 여름에는 덥고 건조하지만 바람이 시원하고 겨울은 남쪽은 온화하고 북쪽은 추운 편이다.
[매일경제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