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탈리아를 얻을 수 있다면 당신은 세상을 가져도 좋다." 이탈리아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가 남긴 말이다. 천년 로마제국의 위용과 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한 로마와 낭만적인 물의 도시 베네치아, 패션의 도시 밀라노, 르네상스가 시작된 꽃의 도시 피렌체까지. 다양한 매력을 지닌 이탈리아 도시들은 유럽 역사와 예술을 다채롭게 보여준다.
◇ 로마, 고대 제국의 흔적 따라서
기대를 잔뜩 안고 로마에 도착한 여행객들에게 로마의 첫 인상은 그리 유쾌하지는 않다. 기차를 이용해 로마 테르미니역에 도착한다면 시끌벅적하고 정돈되지 않은 모습에 조금은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자연경관이 뛰어난 편이 아니고, 항상 정신없이 분주한 모습이지만 로마는 여행객들이 가장 여행하고 싶은 도시에 늘 이름을 올려놓는다. 과거에 찬란했던 로마제국 면모를 곳곳에서 만나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로마는 생각보다 도시가 크기 때문에 꼼꼼히 여행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또한 로마에서 출발하는 투어 버스를 이용해 근교의 폼페이와 카프리, 소렌토 등을 다녀올 수 있어 근교 여행까지 고려해 일정을 세우도록 하자.
먼저 도시 중심부라 할 수 있는 테르미니역 주변과 스페인광장 주변을 둘러보자. 항상 많은 사람으로 붐비는 곳이므로 소지품 안전에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테르미니역에서부터 퀴리날레 언덕까지 가는 길에는 로마 국립 미술관과 국립 회화관을 비롯해 오페라 극장이 자리하고 있다. 또한 약 3000명을 수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고대 로마시대의 욕장 터 역시 눈길을 끈다. 로마에서 가장 높은 언덕인 퀴리날레 언덕에는 대통령 관저인 퀴리날레 궁전이 세워져 있는데 매일 이곳에서 진행되는 위병 교대식이 볼 만하다.
관광객들의 휴식 공간이자 여러 상점이 모여 있는 스페인 광장 역시 들러야 할 명소. 영화에도 등장하며 명물이 된 스페인 계단에 앉아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도 흥미롭다. 광장 주변에는 브랜드 부티크와 숍이 늘어서 있어 쇼핑을 즐기기에도 좋다. 스페인 광장과 함께 베네치아 광장 역시 언제나 활기 넘친다. 로마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분수로 꼽히는 트레비 분수를 보기 위해 여행객 발길이 이어진다.
이번에는 고대 로마 유적의 흔적을 찾아가보자. 베네치아 광장에서 포리 임페리알리 길을 따라 10분 정도 걷다 보면 오른쪽에 포로 로마노가 모습을 드러낸다. 지금까지도 오래된 신전과 개선문 등이 남아 있어 고대 로마제국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옆에 있는 캄피돌리오 언덕에서는 포로 로마노의 모습이 한 눈에 펼쳐진다.
포로 로마노를 둘러본 뒤 걷다 보면 필라티노 언덕이다. 로마 7개 언덕 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곳으로 기원전 8세기께부터 주거지가 형성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언덕을 따라 걷다 보면 경기장터와 건물 유적 등을 볼 수 있으며 로마의 시초가 된 만큼 가치 있는 곳이다.
여기서 거대한 콘스탄티누스 대제 개선문을 지나면 로마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콜로세움이 그 위용을 드러낸다. 책 또는 사진에서만 보던 거대한 원형경기장이 눈앞에 나타나는 순간, 로마에 왔음을 더욱 실감하게 된다. 콜로세움은 로마의 상징이자 고대 로마 유적 중 가장 규모가 큰 원형경기장으로 노예 검투사와 검투사 또는 야수간 싸움이 벌어졌던 곳이다. 내부를 관람하기 위해 기다리는 관광객으로 만원을 이룬다.
◇ 오렌지색 꽃의 도시, 피렌체
로마에서 기차로 약 2시간 소요되는 피렌체는 로마와는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로마에서 고대 로마 흔적들을 만났다면 피렌체에서는 화려했던 르네상스 시대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늘어선 아름다운 건축물과 웅장한 두오모, 고풍스러운 미술관 덕분에 `꽃의 도시`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린다.
피렌체에 도착해 많은 사람이 가장 먼저 찾는 곳은 바로 두오모. 화려하면서도 웅장한 모습이 르네상스 문화를 잘 보여준다. `꽃의 성모 교회`라고도 불리는 피렌체 두오모는 1296년부터 140년의 긴 세월에 걸쳐 완공된 대성당이다. 화려한 흰색 종탑과 붉은색 대성당 지붕이 피렌체의 아름다운 풍경을 완성시킨다. 성당 내부의 고풍스러운 그림과 장식들을 감상한 뒤에는 대성당 꼭대기까지 걸어서 올라가보자. 오렌지색으로 물든 도심을 한눈에 볼 수 있으며 사랑을 맹세하는 연인도 많이 볼 수 있다.
미켈란젤로 광장 언덕 역시 환상적인 조망을 자랑한다. 특히, 노을이 지는 피렌체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두오모가 어우러진 풍경에 한 동안 넋을 잃을 정도. 이번에는 세계 최대 르네상스 회화 작품이 모여 있는 우피치 미술관으로 발길을 돌려보자. 종일 둘러봐도 시간이 모자랄 만큼 방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늘 사람이 많아 줄을 서야 하므로 미리 입장권 예약을 활용하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가는 길=대한항공에서 인천~밀라노~로마~인천 구간 직항편을 운항한다. 비행시간 약 12시간 소요.
[매일경제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