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칸반도의 스위스` `알프스의 양지바른 곳` `전원의 나라` 등으로 불리는 슬로베니아는 알프스의 전원풍경이 펼쳐지는 평화로운 나라다. 그 중에서도 슬로베니아 최고 관광명소인 블레드는 목가적인 휴양지로 유럽 각지에서 휴가를 즐기려 몰려온다. 율리안 알프스에 둘러싸인 블레드 호수를 바라보며 휴양을 즐길 수 있는 이곳은 여행자들을 동화 속 마법의 성으로 이끈다.
눈 덮인 알프스와 넓은 호수를 배경으로 자리한 도시, 블레드는 슬로베니아의 고요하고 평화로운 호수마을이다. 호수의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지는 블레드는 중세시대부터 오스트리아, 헝가리 귀족들이 이곳에 별장을 짓고 휴양을 했다고 전해지는 오랜 전통의 휴양 도시다. 잔잔한 호수 주변의 한가로움과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는 이곳은 슬로베니아의 수도 류블랴나에서 기차를 타고 40분 정도 가면 닿을 수 있어 류블랴나 주말 여행지로도 인기가 높다.
블레드는 작고 소박한 도시지만 여행자 인포메이션센터가 있는 체스타 스보보데 거리만큼은 각종 레스토랑과 쇼핑센터, 은행, 호텔이 밀집돼 있어 항상 관광객으로 붐빈다. 또한 대규모 국제회의나 유명 국제 체스대회가 2년에 한번씩 열리는 곳이기에 슬로베니아를 여행하게 되면 반드시 들려야 할 도시이기도 하다.
블레드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인 블레드 호수는 총 7㎞에 이르는 호수 주변이 온통 푸르름이 가득한 채 한적한 분위기다. 꼬마 관광열차가 운행되어 호수를 돌아보기에 좋지만 산책하는 기분으로 여유롭게 보는 것이 좋다.
블레드 호수에는 블레드 섬이 그림처럼 떠 있다. 이 자그마한 섬은 슬로베니아에서 유일한 섬으로 베네치아의 곤돌라처럼 생긴 전통 나룻배 `플레타나`를 타고 들어갈 수 있다. 뱃사공이 직접 노를 저어 주거나 여행객 스스로 작은 배에 타서 노를 저어 갈 수 있다. 18세기부터 이어진 뱃사공 일은 오직 남성만 할 수 있다고 한다.
섬에 내리면 99개의 계단을 올라 성모마리아 승천성당으로 갈 수 있다. 슬로베니아 관광 엽서에 단골로 등장하는 명소다. 이곳에는 `기원의 종`이라 불리는 16세기에 지은 하얀 종루가 있는데, 높이가 50m에 달한다. 종을 울리면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전해지고 있어서 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고 있다. 성당은 결혼식 장소로 이용되는데 신혼부부가 이 종을 치면서 사랑을 기원하고 소원을 빈다고 한다.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리려면 신랑이 신부를 안고 이 계단을 끝까지 올라가야 한다고 한다. 성당은 원래 슬라브 인이 지바 여신을 모신 곳이었으나 8세기 들어 그리스도교로 개종하면서 성당이 들어섰다고 한다.
호숫가 절벽 위에는 동화 속에 나옴직한 블레드 성이 있는데, 자그마한 요새와 같다. 마법에 걸려 잠에 빠진 공주가 왕자의 키스를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은 이 성은 약 800년 이상 남부 티롤의 주교가 앉던 의자가 있던 성당이었다. 이후에는 유고슬라비아 왕족의 여름 별장으로 쓰였다고 한다. 지금은 블레드 지역에서 발굴한 유물들을 전시하는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주로 검과 갑옷 등이 진열되어 있다. 성에서 내려오는 길에 와인을 시음해볼 수도 있는데 슬로베니아 동쪽의 와인지대는 고대부터 중요한 와인 공급 지역이었다고 한다.
호숫가에는 옛 유고슬라비아 대통령인 티토가 사용했던 호숫가 별장 `호텔 빌라 블레드`가 있다. 세계 최고 레스토랑과 호텔들을 국가별로 선별한 가이드북, `를레 에 & 샤토` 멤버에도 가입되어 있는 이곳은 고 김일성 북한 주석이 14일 동안이나 머물고 갔을 만큼 멋진 풍광과 아늑함을 자랑한다.
■ 이것만은 알고 떠나세요
△가는 길=한국에서 슬로베니아로 바로 가는 직항편은 없다. 프랑크루프트를 경유해 수도 류블랴나로 가야 한다. 루프트한자항공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교통편=유레일 패스를 이용하면 기차로 류블랴나에서 블레드까지 갈 수 있다. 블레드는 오스트리아 국경과 가까운 곳에 있기 때문에 오스트리아와 크로아티아 등 인근 국가에서 도착하고 출발하는 국제선 전용 기차역이 따로 있다. 자세한 정보는 유레일 홈페이지(www.EurailTravel.com/kr)를 참조하면 된다.
△여행정보=류블랴나 투어는 프레세르노브 광장을 기점으로 삼으면 편하다. 슬로베니아는 산악지형이므로 지역에 따라 기후가 차이가 난다. 연중 기온은 지중해 연안 지역이 12도, 산악지방은 0도다. 해양성기후가 혼합되어 날씨 변화가 심한 편이다. 언어는 슬로베니아어를 공용어로 사용한다. 여행 정보는 슬로베니아관광청 홈페이지(www.slovenia.info)에서 얻을 수 있다.
[매일경제신문]